불황에 굴하지 않는 국내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지난 3분기에 기록할 만한 실적을 거둬 업계를 놀라게 했다. 아직 불황의 여파로 인해 일본·대만 패널업체들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달성한 실적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이는 한국 기업들이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한 결과물로, 향후 다른 패널업체들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6일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모두 큰 폭으로 개선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매출 8조4600억원과 영업이익 1조900억원을, LG디스플레이는 7조5930억원 매출에 영업이익 2534억원을 달성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 같은 불황에서도 10%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으며, LG디스플레이는 처음으로 분기별 매출 7조원 시대를 열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높은 영업이익률은 업계의 화제가 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09년 3분기 1조 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이후 12분기 만에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열었다. 특히, 영업 이익률은 전 분기 9%에서 12.9%로 큰 폭 개선됐다.

수익이 낮은 모니터와 노트북 패널 생산은 대폭 줄이고 스마트폰용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 패널과 대형 TV 패널 등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집중한 결과다. 삼성은 올 초부터 고수익 제품 기조를 유지했으며, 최근 들어 더욱 가속화됐다. 시장조사업체 NPD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삼성은 모니터 패널을 지난해 2분기 14.3%에서 올 2분기 6%로 50% 이상 줄였다. 반대로 고수익 스마트패드용 패널은 2분기 14.1%로 전년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LG디스플레이도 스마트패드용 패널 매출 급증으로 지난 3분기에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더불어 8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3D 필름패턴편광(FPR) 패널과 스마트기기용 고해상도 광시야각(AH-IPS) 디스플레이 등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이 증가했다. 특히 스마트패드용 패널은 지난 분기보다 약 8% 정도 늘어났다. 이들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은 3분기에는 50% 후반대까지 늘어났다. 이 같은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LG디스플레이는 출하량 기준 한 자릿수 후반대의 성장을 전망했다. 단, 모니터와 노트북 제품 비중이 여전히 상당하고 P98라인의 감가상각도 시작돼 영업이익률은 3%대에 머물렀다.

이에 비해 대만과 중국, 일본 등 해외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올 3분기에도 적자터널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 AUO는 3분기 매출은 다소 늘었지만 손실액이 예상보다 많은 91억4700만대만달러(약 3432억원)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대만CMI도 3분기 손실액이 20억대만달러(약 750억원) 이내로 예상된다. 일본 샤프 역시 큰 폭의 적자를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샤프의 3분기 손실은 630억엔(약 8649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나마 중국 BOE가 보조금 정책으로 인한 패널 무관세 해택에 힘입어 3분기 소폭 흑자전환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이 깊어지면서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한 한국과 다른 디스플레이 기업들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각 사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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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