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이 미래다]권혁태 쿨리지 대표 "수익률 27%, 엔젤시장 뿐"

평균 투자수익률이 27%라면 누구라도 투자를 고려한다. 하지만 실제로 이만큼 수익을 내는 시장이 있는데도 극소수의 자금만 참여하고 있다. 엔젤투자 시장 이야기다. “우리나라에서 어떤 금융상품이 평균수익률 27% 맞춰준다고 하면 어마어마한 자금이 몰려들겠죠?” 권혁태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 대표가 던진 말이다. 하지만 그게 아니다. 그는 “최근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얼마 투자하면 월 얼마 주냐고 접근하시는데, 이렇게 접근하면 힘들다”고 조언했다.

엔젤투자는 기존 실적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앞으로 성장 가능성만 보고 투자하는 것이어서 선별 능력이 필요하고 창업 생태계를 만들어나간다는 태도를 갖고 시작해야 한다는 뜻이다.

권 대표는 국내에 몇 안 되는 전문 엔젤투자자다. 창업초기 기업을 선정해 4개월 인큐베이팅을 거쳐 투자하고 지원한다. 종자돈(시드머니)부터 `시리즈A`라고 불리는 두 번째 투자까지 진행한다. 그에 따르면 엔젤 투자자의 주요 역할이 더 큰 벤처캐피탈(VC)에게 자신의 투자사를 소개하는 것이다.

“돈 이외의 것을 보는 게 (투자)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가장 중요한 건 자금줄을 얼마나 많이 갖고 있는가”라고 말했다. 말하자면 초기 투자를 받은 뒤 시리즈A·B로 연결해 주는 투자자를 만나는 게 중요하다는 것. “보통 3~5억 원 정도를 시리즈A 투자라고 하는데, 엔젤 투자자는 최소한 시리즈B로 넘겨줄 수 있는 연결고리는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유는 초기에 엔젤투자를 받아서 검증 기간을 거치면 그 다음 30~50억 정도를 마련해서 시장에 한번 치고 나갈 수 있어야 하기 때문.

엔젤투자자의 자금 회수 방법도 다각도로 고려해 볼 것을 권유했다. 보통 주식시장에 기업공개(IPO)를 하거나 대기업에 인수·합병(M&A)되는 것만 생각하는데, 스타트업끼리 합병이나 배당 등 여러 방법이 있을 수 있다는 것. 권 대표가 실제로 투자한 사례를 보면, 온라인 커머스 회사 E사는 최근 블로그 서비스 업체 B사와 합병했다. 수익모델은 있지만 고객을 모으기 쉽지 않은 E사와 고객은 있지만 수익모델은 없는 B사가 합쳐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거라 봤다. 그 과정에서 엔젤투자사 역할이 컸다.

또 다른 경우는 배당을 통해 투자 수익을 얻고 있는 형태다. 쿨리지코너가 투자한 지렁이를 이용한 친환경 비료업체 S사는 영업이익률이 50%를 넘는다. 또 시간이 지날수록 지렁이가 번식을 하기 때문에 매출 원가가 점점 떨어지기 때문에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기 수월하다. 권 대표는 “영업이익을 많이 낼 자신 있으면 배당을 생각해서 투자 받는 것도 생각해보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투자를 원하는 창업가라면 회사 기업 가치나 투자를 받아야 하는 금액에 대해 논리적인 설명을 해 낼수 있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투자를 할 때 회사 기업 가치를 물어보면 대답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논리적인 접근 방법이 없어서 그렇다”라고 말했다. 실적이 있는 회사가 기업가치를 산정할 때와는 다른 기준으로 따지고 들어가야 한다는 것. 재무 계획을 월간 등으로 쪼개 세분화 하고 실제 비용 구조를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M&A에서도 인수 주체가 기업 가치를 물으면 100억 원이라고 막연하게 이야기하는 걸 많이 봤는데, 그 100억이라는 숫자에 재무적인 논리는 없더라도 사업 모델과 엮어서 연결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