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금융 열전]은행,카드사 “스마트금융, 새 성장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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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미래채널본부의 김연준 과장. 결혼 3개월차 새신랑이자 신한은행 스마트폰뱅킹의 실무담당자인 김 과장의 책상 위에는 신부의 사진 대신, 항상 여러 대의 태블릿 PC와 수십 종의 스마트폰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스마트금융 열전]은행,카드사 “스마트금융, 새 성장동력”

“집에서도 아내에게 항상 물어봅니다. 신한S뱅크 새로운 기능이 정말 쉽고 편리한지, 이런 기능이 있다면 정말 자주 사용하겠는지. 그러면 아내는 일반 스마트폰 사용자로서 아주 냉정하게 이야기해줍니다.”

시중은행들이 `스마트금융`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국내 모바일뱅킹 가입자 수가 3000만명을 돌파하면서 각 은행의 주요 마케팅 전략이 자연스레 `스마트금융`으로 진화·발전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은행을 비롯해 카드사를 포함한 금융가의 스마트 고객잡기가 치열한 경쟁 양상을 보이고 있다.

카드업계 역시 후발주자인 하나SK카드가 스마트폰 확산을 계기로 모바일카드 시장을 석권하면서 업계 판도를 위협하고 있다. 기존 플라스틱 신용카드가 2∼3년내 모바일 카드로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에 따라 신한·국민·비씨카드 등 메이저 카드사들의 대응 전략도 하루가 다르게 나오고 있다.

◇스마트뱅킹 접전 치열

은행권은 스마트폰뱅킹(스마트폰 기반의 모바일뱅킹) 이용 고객이 급증하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타겟 마케팅이 한창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스마트금융 전용 상품의 총 수신액이 지난 5월 기준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 은행 비대면채널 전용 수신상품 판매액의 무려 20.2%에 달하는 금액이다.

또 올해 2분기 스마트폰뱅킹 1일 평균 이용금액(7900억원)은 하루 평균 모바일뱅킹 이용금액 9089억원의 약 87%를 차지할 정도다. 현재 국내 모바일뱅킹 거래의 대부분이 스마트폰 기반의 `스마트뱅킹`으로 이뤄진다는 의미다.

국내 은행 중 처음으로 스마트폰 뱅킹 가입자 수가 300만명을 넘어선 KB국민은행은 지난 8월 서울 여의도 국제 금융센터빌딩(IFC)에 고객 주도적 거래처리 환경과 상담중심 영업방식의 혁신을 추구하는 KB스마트브랜치 1호점을 오픈했다.

KB스마트브랜치는 고객에게 빠르고 편리한 업무처리, 고품질 상담서비스, 금융과 문화의 만남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1년여의 치밀한 준비과정을 거쳐 탄생한 미래 스마트금융을 선도할 신개념 영업점 모델이다.

스마트브랜치가 일부 스마트기기 배치를 통한 `보여주기식` 영업점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혁신적이고 고객지향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담았다.

무엇보다 고객을 맞이하는 방법부터 다르다. 고객이 업무를 보려면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셀프존`에는 고객용 단말기인 `스마트터치(Smart Touch)`를 충분히 배치해 고객이 빠르고 쉽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환경을 구현했다.

스마트뱅킹을 올해 4대 핵심 전략사업 중 하나로 선정해 추진중인 우리은행은 △고객이 가장 쉽고 가장 빠르게 이용하실 수 있는 서비스 신속성 △기술적·문화적 결합으로 다문화 시대에 걸맞는 스마트뱅킹 서비스 확장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서비스 편의성 등을 3대 원칙으로 정했다.

특히 다문화 가정 가족이나 외국인 근로자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다국어 스마트뱅킹 서비스, 또 어르신 고객이나 장애우들도 쉽게 이용하실 수 있는 `음성인식이 가능한 스마트뱅킹`도 구현, 국내 양대 금융지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게 우리은행의 다짐이다.

◇모바일카드, 새 먹거리로 부상

신용카드사들 역시 전자지갑(스마트월렛)을 여신금융업의 신수종 사업으로 꼽고 있을 만큼 공을 들인다. 무엇보다 수수료 중심의 현 수익창출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스마트금융을 보는 카드사들의 눈은 더욱 반짝인다.

신한카드는 지난 5월 카드업계 최초로 모바일 전자지갑 `신한 스마트월렛`을 출시한 이후 최근 그 기능을 대폭 업그레이드했다.

신한 스마트월렛은 신한카드의 모바일 신용·체크카드, 이동통신사·유통업체 등의 각종 멤버십, 카드사나 가맹점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쿠폰을 하나의 스마트폰 앱(애플리케이션)에서 편리하게 관리,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전자지갑이다.

신한 스마트월렛은 안에 저장된 카드와 멤버십, 쿠폰 등을 한 번에 선택해 결제하는 기능을 강화해 가맹점에서 결제 시 멤버십, 쿠폰 등을 따로 제시해야 했던 번거로움을 크게 줄였다.

또 타인이 평가한 가맹점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을 업그레이드 해 사용자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주변의 가맹점 평가를 조회할 수 있도록 했다.

예컨대 사용자가 서울 명동에서 이 기능을 실행하면 다른 사용자들이 평가한 명동 일대의 가맹점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다른 카드사에 비해 몸집은 작지만 국내 모바일카드 시장의 절대 강자인 하나SK카드는 모바일카드 서비스와 관련해 7개의 특허를 출원했을 정도로 스마트금융에 전력을 쏟는다. 현재 모바일카드 금융 서비스 관련 부문 특허 1개 심사가 완료돼 특허 등록을 마쳤고, 나머지 6개 서비스는 심사 중이다.

특허 등록이 완료된 서비스는 하나SK카드가 지난해 3월 출원한 `모바일카드 대출실행`에 관한 비즈니스 특허다. 스마트폰 사용 고객이 `모바일카드`로 금융서비스(현금서비스, 카드론 등)를 이용할 때, 카드 번호 입력 등 번거로운 입력 절차 없이 자동으로 카드 정보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간편 입력 및 결제 서비스`로 이 서비스를 위한 네크워크 상의 대출 실행 방법 및 웹서버 운용이 주 내용이다.

모바일카드 서비스 부문 특허 등록은 스마트폰 사용자의 증가와 함께 모바일카드 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 하나SK카드는 향후 신용카드사들이 스마트폰앱 상에서 모바일카드 금융 서비스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자사 특허 서비스가 필수 이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BC카드는 최근 소상공인을 위해 `대박창업`이라는 앱을 내놓아 화제다. 지리정보시스템(GIS)을 기반으로 하는 대박창업은 일반지도와 항공지도 모두를 제공한다. 지도상에서 유동인구 수를 세세한 골목길까지 주중·주말 시간대별로 표시해 보여주고, 주변검색을 통해 실제 존재하는 점포들의 위치와 명칭을 지도상에서 알 수 있다.

대박창업 앱은 현재 안드로이드폰과 아이폰에서 무료로 다운받아 이용이 가능하다. BC카드는 앱 출시 기념으로 지난 23일부터 앱을 다운받아 회원으로 가입하는 고객 중 선착순 1만명에게 파리바게뜨 3000원 기프티쇼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이밖에 은행계 카드사를 중심으로는 지주그룹 산하 계열사들과의 이른바 `스마트 시너지` 창출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국민카드의 지주그룹인 KB금융지주는 최근 `KB금융그룹 앱`을 출시, KB국민은행과 KB국민카드, KB투자증권이 개발에 참여해 각사의 상품정보와 부가서비스를 하나의 앱에서 제공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만큼 KB금융그룹 서비스 이용고객의 서비스 접근성을 높였다는 얘기다. KB금융그룹은 이 통합앱을 통해 그룹 계열사간 서비스 시너지를 제고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모바일뱅킹 등록고객수 증가 추이

[스마트금융 열전]은행,카드사 “스마트금융, 새 성장동력”

◆기고/스마트금융 시대에 던지는 화두

-이주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IT기술의 발달로 우리 생활이 큰 변화를 겪고 있는 가운데 스마트폰 시장의 확대가 이러한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등장은 일차적으로 IT 제조업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그 영향력은 기존의 시장 질서를 뒤흔들 정도로 강력하다.

그러나 스마트폰은 단순히 성능과 기능이 추가된 휴대폰 그 이상의 존재이므로 그 영향력이 제조업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미 스마트폰은 유통, 레저, 교육, 공공부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금융 부문 역시 예외는 아니다.

2012년 2분기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모바일뱅킹 이용 건수가 전체 인터넷뱅킹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7.4%에 달하고 스마트폰 기반 모바일뱅킹 등록고객수는 1679만명에 달한다. 따라서 스마트폰은 이미 금융 산업 깊숙이 자리 잡은 상태이며 그 역할은 더욱 커질 것이다.

그런데 최근 금융기관들이 홍보하는 대부분의 스마트폰 기반 서비스들은 이미 온라인으로 구현된 기존 비즈니스를 유선단말기인 PC 대신 무선단말기인 스마트폰으로 옮겨온 것에 불과하다. 즉, 새로운 비즈니스가 아닌 만큼 새로운 수익모델이 될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시스템구축, 소프트웨어(SW) 개발, 하드웨어(HW) 설치 등에 막대한 비용만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 카드, 증권사 등 금융산업 종사자들이 이러한 유형의 모바일 서비스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데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미 유선인터넷을 통해 제공되던 서비스를 단순히 모바일화하는 사업들은 공격적인 마케팅보다는 수비적인 입장에서 접근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근래에 스마트폰을 활용한 금융상품이 대거 출시되고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보급되었지만 새로운 수익모델을 제시하고 영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은 많지 않다. 그나마 스마트브랜치, 숍인숍(Shop-in-Shop) 등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의 일부 서비스들은 활용하기에 따라 고객들을 대출, 연금, 펀드 등 고마진 상품 구매로 유인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모바일카드, 전자지갑 등 추가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사업이나 전자결제시스템 등 금융기관들의 전문성이 떨어지는 사업들은 자칫 계륵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금융기관이 스마트폰을 활용한 전략을 세움에 있어 기존의 기술이 결코 대체할 수 없는, 스마트폰만이 수행할 수 있는 특화된 기능에 주안점을 둬 서비스 차별성을 극대화해야 한다.

그러한 가능성의 중심에는 NFC를 활용한 서비스, QR코드나 기프티콘을 매개로한 마케팅 기법 등이 있고 스마트폰의 위치정보 기능을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해볼만 하다. 금융산업 수익모델의 대부분은 이자수입과 수수료이고 나머지는 리스크가 높은 투자 유형이다. 따라서 스마트폰을 새로운 수익 창출 기회로 삼고자 한다면 이자와 수수료가 발생하는 새롭고도 효과적인 방법을 남보다 먼저 찾아야 하고 과거에는 별개로 여겨졌던 서비스들을 융합할 때 그러한 기회가 찾아올 것이다.

이러한 노력을 게을리 한다면 스마트금융이라는 허울 좋은 명목으로 시작한 프로젝트들이 통신 사업자나 스마트폰 플랫폼 업체들의 지갑을 채워주는 도구로 전락할 지도 모른다.

(joowanlee@hanaif.re.kr)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