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이 화학 공정 없이 터치스크린패널(TSP)과 디스플레이 패널의 전기회로를 형성할 수 있는 다이렉트 레이저 패터닝 장비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종전 포토리소그래피 공정을 대체할 수 있는 양산 기술을 처음 구현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장비 전문업체인 위아코퍼레이션(대표 윤형열)은 500×300㎜ 크기의 패널에 20㎛ 선폭의 회로를 1분 내 패터닝할 수 있는 롤투롤 다이렉트 레이저 패터닝 장비를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장비는 기존 포토리소그래피 공정을 없앨 수 있다. 그동안 TSP나 반도체·디스플레이 양산 공정에서 전기회로를 형성할 때 사진 필름을 현상하는 것과 같은 포토리소그래피 장비를 사용했다. 포토리소그래피는 화학처리·열처리 등 많은 공정을 거쳐야 해 비용이 많이 들고 화학 약품 관리가 필요했다. 대체 기술인 레이저 공법은 포토리소그래피의 여러 공정을 하나로 줄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공정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거나 필름이 훼손되는 문제가 있었다. 레이저 펜으로 선폭을 일일이 그려 넣는 점조사 방식은 레이저가 몇 번만 왕복해도 플라스틱 필름이 열을 견뎌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위아코퍼레이션은 특수 마스크인 POM(Pattern of Optical Mask)과 선형빔(Line Beam)을 이용해 레이저 공법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 기법은 단시간에 공정을 처리할 수 있는 포토리소그래피 방식과 친환경적인 레이저 방식의 장점을 모두 흡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위아의 장비는 POM 마스크를 두고 그 위에서 선형 빔이 스캐닝 한번으로 레이저를 조사할 수 있어 공정시간(TAC)은 1분에 불과하다. 이는 포토리소그래피 공정 시간과도 비슷한 수준이다. 기존 레이저 공법은 두 시간 가까이 걸렸다. 한번 스캔으로 원하는 회로를 그려 넣을 수 있어 필름 훼손도 없다.
공정이 간단해 패터닝 비용도 기존 포토리소그래피 방식에 비해 10분의 1로 대폭 줄일 수 있다. 이 장비는 중대형 은나노 TSP나 보안필름,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등의 회로 패터닝에 유용하다. 위아코퍼레이션은 LCD 장비 전문회사로, LG디스플레이와 일본 샤프에 장비를 납품한 바 있으며 5년 전부터 신규 사업으로 레이저 장비를 개발해 왔다. 윤형열 사장은 “포토리소그래피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레이저 장비를 준비해왔다”며 “멀티 레이어가 가능한 5㎛ 선폭의 양산 장비를 개발하는 것이 다음 목표”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