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R&D특구 지정…풀어야 할 숙제는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4개 R&D 특구 특화산업

정부가 서부산권 일대 14.1㎢를 연구개발(R&D)특구로 지정함에 따라 부산은 열악했던 R&D인프라를 확충해 산업 고도화를 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부산시는 특구 지정 후 “부산의 산업구조 고도화 촉진과 R&D기반 집적화, 기업 유치 등으로 향후 10년간 생산 58조원, 고용 33만명의 유발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막대한 부가가치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부산 R&D특구의 목표는 해양플랜트 중심의 `R&D 기반 조선해양플랜트 혁신클러스터 구축`이다. 특구 지정안에는 서부산권을 해양플랜트 엔지니어링·서비스, 조선해양플랜트 기자재, 그린 해양 기계 등 3개 특화분야를 집중 육성한다고 돼 있다.

부산시 또한 이번 R&D특구 지정이 지역 조선기자재산업을 고부가가치 해양플랜트산업으로 재편하는 새로운 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정작 부산시가 갖추고 있어야 할 해양플랜트 산업 육성 종합 로드맵이나 마스터플랜이 없다는 점이다.

부산시는 지난해부터 해양플랜트 관련 각종 콘퍼런스 등을 개최하며 해양플랜트 산업의 중요성, 육성의 필요성은 강조했지만 시 자체의 육성 계획과 실천 방향을 담은 마스터플랜은 여전히 준비 중이라고 답하고 있다.

특구 특화산업이 당초 해양플랜트·해양에너지 등 `해양 융·복합`과 자동차·조선·항공의 `융·복합수송`에서 `조선해양플랜트` 하나로만 한정된 점도 도마에 올랐다.

부산시는 “다른 지역에서 이미 특화산업을 선점했거나 다른 지역과의 중복 분야를 제외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덕과 광주, 대구 3개 특구의 특화산업을 살펴보면 융·복합 수송기 관련 사업은 없었다. 경남의 항공우주, 울산의 자동차를 아울러 `동남권 R&D특구` 입지 기회를 놓쳤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특구 규모도 2010년 12월 초안에 제시한 51.9㎢에 비해 4분의 1을 약간 넘는 규모로 대폭 축소됐다. 지역 주민공청회 등을 거쳐 지난 8월 제출한 수정 계획안(총 18.11㎢)보다도 4㎢ 더 축소 조정됐다. 대덕 70.4㎢, 대구가 22.25㎢, 광주 18.7㎢에 비해 가장 작은 규모다.

경남의 반발로 인한 동남권 R&D역량 결집은 또 다른 과제다.

경남도는 부산R&D특구 지정에 대해 “정부 정책기조는 광역권 단위의 R&D특구 지정이었고 대구와 광주에 경북과 전남을 포함해 지정한 사례도 있다”며 “유독 이번만은 부산이 먼저 신청했다고 부산만 지정한 것은 정부 정책의 일관성과 합리성이 결여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경남도는 특구법상 R&D특구 지정 요건에서도 경남은 GRDP 3위, 정부R&D투자(5.4%) 4위 등 R&D역량과 산업기반이 동남권에서 가장 우월하다고 주장했다.


4개 R&D 특구 특화산업

부산 R&D특구 지정…풀어야 할 숙제는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