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말레이시아 부는 `한류 신재생에너지`

말레이시아 북동부에 위치한 클란탄주 톡발리. 약 3만6000㎡에 달하는 넓은 대지위에 우리나라 엔지니어의 굵은 땀방울이 떨어지고 있다. 1㎿규모의 태양광발전소 설립을 앞두고 기초 토목공사, 배수로작업 등을 이제 막 완료하고 본격적인 구조물 설치를 준비하는 단계에 접어들면서 이들의 손길이 더욱 분주해졌다.

LG전자가 자사 모듈로 EPC를 시행한 말레이시아 남서부 네게리셈빌란주 파잠지역의 태양광발전단지 모습
LG전자가 자사 모듈로 EPC를 시행한 말레이시아 남서부 네게리셈빌란주 파잠지역의 태양광발전단지 모습

프로젝트는 향후 21년간 약 60억원의 전력판매 수익을 기대하는 사업으로 NST코리아, L파워시스템 등 우리기업이 말레이시아 사업주에게 발전소 설립을 제안하고 EPC까지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현재 2㎿ 발전소 설립 승인이 완료돼 우리기업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양해봉 NST코리아 이사는 “유럽을 비롯한 기존 태양광발전 강국의 수주 물량이 급격히 줄었지만 최근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물량이 증가하고 있어 우리기업의 참여와 역할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말레이시아는 태양광발전의 열기가 뜨겁다. 2000년대 후반부터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고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이기 위한 장기적인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산유국이자 천연자원 천국으로 불리는 말레이시아는 현재 액화천연가스·유연탄·디젤 등 화석연료 의존도는 90%를 웃돈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에너지원 불균형 해소를 위해 신재생에너지보급에 눈을 돌린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말 신재생에너지법을 시행, 2030년까지 4000㎿의 전력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우리나라 에너지관리공단격인 지속가능에너지 개발기구(SEDA)에서 신재생에너지 지원 정책을 담당하고 있고 올해부터 20년에 걸친 신재생에너지 보급계획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올해 발전차액지원제도(FIT)를 본격 시행, 신재생에너지원에 따라 ㎾h당 약 3600원에서 4500원대의 보조금을 21년간 지원할 예정이다.

말레이시아 태양광 시장 개화는 우리기업에도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태양광 모듈 등 제품은 물론이고 태양광발전소 시공 분야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LG전자는 우리나라 기업 최초로 말레이시아 태양광 시장에 진출, 남서부 네게리셈빌란주 파잠지역에서 6㎿ 태양광발전소 시공을 완료했다. 에스에너지는 펠리스시에서 5㎿ 태양광발전소 EPC를 진행했으며 1㎿를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태양광 제품의 우수성과 합리적인 시공 비용이 말레이시아 시장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우리기업의 태양광 모듈 가격은 와트당 1달러 내외를 유지한다. 와트당 0.7달러선을 유지하는 저가 중국산 제품보다 비싸지만 우수한 품질과 한국 기업이라는 브랜드 파워로 인해 현지 선호도가 높다. 반면 일본과의 경쟁에서는 경쟁력있는 EPC수주비용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김집중 L파워시스템 사장은 “우리기업의 제품과 EPC시공비용은 중국·일본 기업과 비교했을 때 품질과 가격 측면에서 가장 적정한 위치에 있다”며 “말레이시아 사업주들도 한국 태양광 기업에 신뢰가 쌓여있어 태양광 프로젝트 수주에 보이지 않는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