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 소니가 초고선명(UD)TV로 시장에서 다시 한 번 격돌할 태세다. 세계 TV시장을 놓고 격전을 벌여온 3사가 차세대 TV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가 석 달 전에 84인치 대형 UDTV를 국내에 출시한 데 이어 세계 시장으로 판매를 확대한 가운데 삼성전자도 내년 초 85인치 UDTV를 세계 주요 시장에서 동시에 출시하겠다고 했다. 지난 8월 독일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84인치 UDTV `브라비아`를 공개한 소니도 연내에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출시한다. TV 시장이 대화면 초고선명도 경쟁으로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UDTV는 해상도가 HDTV의 네 배에 이르는 초고선명TV로 화면도 80인치를 넘는다. 가격은 2000만원을 훌쩍 넘는다. 비싼 가격임에도 LG전자가 석 달 동안 150대 이상 팔았다고 한다.
프리미엄 시장 수요는 꾸준하겠지만 UDTV가 TV시장의 새로운 카테고리로 자리 잡으려면 대량 판매가 가능한 제품이어야 한다. 초기 시장에서는 소비자 반응이 예상보다 좋게 나타났지만 UDTV의 고해상도와 대화면을 살린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것이 본격 보급의 걸림돌이다. TV 드라마 `아랑사또전`과 `각시탈`이나 `여수엑스포` 특집물 등이 UD방식으로 제작됐고 2018년 동계올림픽에서 UD 실험방송을 한다고 하지만 갈 길은 아직 멀다. 방송사의 UD방식 콘텐츠 제작도 필수다. HD급 영상을 보는데 비싼 돈 주고 굳이 UDTV를 구입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가격 역시 보급 활성화의 핵심 요소다. 액정 디스플레이(LCD) TV나 발광다이오드(LED) TV도 보급 초기에는 40인치대 제품이 1000만원을 호가했고 시장 확산도 더뎠으나 가격대가 100만∼200만원대로 낮아지면서 보급에 날개를 달았다. 80인치 이상 초대형 화면 제품이 얼마나 수요를 이끌어 낼지는 가봐야 알겠지만 먼저 염두에 둬야 할 것은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추는 일이다. 차세대 TV 시장 확산의 열쇠는 콘텐츠와 가격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