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는 20명의 리더들이 등장한다. 샘 월튼(월마트)처럼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도 있고 브레이크 마이코스키(탐스슈즈)처럼 이제 막 주목받기 시작한 젊은 CEO도 있다. 비즈니스위크가 세계 최고 경영자로 선정한 존 체임버스(시스코시스템스)나 아시아 최고 부자로 꼽히는 리카싱(청쿵그룹)도 등장한다. 사람들은 늘 궁금해 한다. 이들이 성공한 비결을. 이 책은 리더들이 겪은 좌절과 그것을 넘어서려는 치열한 노력, 또 끊임없는 도전에 얽힌 뒷이야기들을 풍성하게 담았다.
이들도 처음부터 승승장구 한 것은 아니었다. 중국 최고 여성 부호로 꼽히는 장인(주룽제지)도 문화혁명 당시 반동분자로 몰려 투옥된 아버지를 대신해 8남매의 장녀로 어린 시절부터 동생을 책임져야 했다. 아니타 로딕(보디숍)도 생계를 꾸리기 위해 작은 화장품 가게를 열었으며 데이비드 오길비(오길비 앤드 매더)는 여러 직업을 전전한 끝에 30대 후반이 되어서야 광고회사를 열었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좌절과 고난에 절망하지 않고 오히려 자양분으로 여겨 도약의 발판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이들은 기회를 잡는 안목과 변화를 예감하는 비상한 통찰력이 있었다. 엘론 머스크(스페이스엑스)는 25세 때 집투(zip2)를 창업하기 위해 스탠퍼드대학을 그만뒀다. 리카싱은 우연히 외국잡지에서 플라스틱 조화가 유망사업이 될 것이라는 기사를 접하고 바로 시작했다. 안도 모모후쿠(닛신식품)는 부인이 튀김을 만드는 것을 본 순간 번뜩이는 영감을 받아 인스턴트 라면 개발에 성공했다. 끊임없이 생각한 끝에 실패 중에도 성공의 불씨를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이들에게도 두려움은 있었다. 브레이크 마이코스키는 사업 초창기 처음 시도하는 기부 사업 모델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 그리고 자금난과 싸우며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였다고 토로했다. 제프 베조스(아마존닷컴)는 위인들이 남긴 경구를 벽에 붙여놓으며 두려움을 극복하는 힘을 길렀다고 말한다. 아리아나 허핑턴(허핑턴포스트)은 좋아하는 사람에게 비난받고 대중의 논쟁에 휘말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고 고백했지만 결국 이를 딛고 미국 미디어업계를 뒤흔드는 거물이 됐다.
안주하지 않는 것이 결국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비결이다. 레이크록(맥도날드)은 사업이 궤도에 올라선 후에도 경쟁사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한밤 중에 쓰레기통을 뒤졌으며 오야마 야스히로(이화학공업)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지적장애인 사원들이 업무에 적응할 때까지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이들의 일생에 안주와 멈춤은 없었다. 지식이 아니라 인생에서 배우는 지혜를 전해주는 이 책은 독자에게 때로는 위로가 되고 때로는 자극이 될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엮음. 삼성경제연구소 펴냄. 가격 1만4000원.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