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가격 때문에 보급이 지연됐던 발전용 연료전지가 새롭게 각광을 받고 있다. 가격 하락과 다른 신재생에너지원의 설치 제한 등으로 발전사들이 연료전지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약 70㎿의 연료전지가 가동을 시작할 전망이다. 보급이 본격 시작된 2006년부터 매년 가동되는 연료전지가 평균 10~20㎿ 수준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설치가 대폭 늘어나는 셈이다.
발전사들은 신재생에너지의무할당제(RPS) 대응에서 연료전지가 최적의 에너지원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존 주류를 이뤘던 태양광·풍력 보급 확대에 어려움을 느껴 대안으로 연료전지를 선택한다는 설명이다.
발전사 한 관계자는 “태양광과 풍력은 부지확보, 인허가 문제 때문에 사업이 어려워지거나 지연되는 사례가 많다”며 “연료전지는 이런 부분에서 비교적 자유로워 최근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풍력은 육상에 설치할 시 적합한 부지가 많이 남지 않은데다 최근 환경부가 규제 강화 움직임을 보여 사업 추진이 어려운 상황이다. 해상풍력이 최근 각광을 받았지만 투자비가 많이 들며 아직 사업 경험이 없어 위험부담이 높다. 태양광은 넓은 부지가 필요하고, 대안으로 거론되는 건물 지붕 등의 이용에도 한계가 있다.
반면에 연료전지는 최근 6년간 설치비용이 절반 이상 낮아져 ㎾당 420만~430만원 수준에 설치가 가능하다. 사용 부지면적이 적고 풍력·태양광과 달리 입지 조건이 까다롭지 않아 도심에도 쉽게 설치할 수 있다. 높은 에너지 효율과 열 공급 능력, 안정적인 전력생산도 장점으로 꼽힌다.
대기업들이 잇달아 연료전지 사업에 뛰어든 것도 이 같은 인기를 방증한다. 우리나라 연료전지 사업은 포스코에너지가 주도하며 최근 LG전자와 SK이노베이션 등 대기업들이 새로 가세했다.
포스코에너지 한 임원은 “연료전지의 인기는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라며 “착공을 앞둔 화성의 연료전지 발전소 사업을 계기로 발전사들이 앞으로 도입을 많이 늘릴 것”으로 전망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