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내년 자체 AP탑재 스마트폰 내놓는다

LG전자가 내년 자체 기술로 만든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한다. 현재 스마트폰의 두뇌격인 AP를 자체 개발한 업체는 삼성전자와 애플 2곳밖에 없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스마트폰 두뇌에 해당하는 AP를 개발 중으로 내년 이를 탑재한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AP는 사실상 스마트폰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이다.

LG전자는 2년 전부터 자체 AP 개발과 탑재에 공을 들여왔다. 삼성전자, 애플처럼 자사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AP를 채용해야 제품을 차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최근 ARM 기반 CPU 소프트웨어를 공동 개발하는 영국 기반 글로벌 비영리협회 `리나로(LINARO)`에 가입하며 자체 AP 생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전세계 휴대폰 CPU 90%가 ARM 기반이다. 리나로에 가입하면 ARM 관련 최신 기술 개발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 LG전자는 100여명으로 구성된 리나로 공동 기술개발팀에 연구원을 보내고 기술위원회(TSC) 위원사도 맡기로 했다.

LG전자는 그동안 자체 AP가 없어 엔비디아, TI, 퀄컴 등 여러 회사의 AP를 사용하면서 개발 소스가 파편화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AP업체에 종속되면서 신제품 개발에도 늦어 `타임투마켓`에서 뒤진다는 평가도 받았다.

삼성전자가 `아이폰 충격` 이후 빠르게 애플을 따라 잡을 수 있었던 배경도 AP를 내재화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S2`에 아이폰보다 성능이 뛰어난 자체 AP `엑시노스`를 탑재하면서 시장의 호응을 얻었다. 자체 AP 개발 계획에 맞춰 스마트폰 성능과 디자인 등을 모두 동시에 기획하면서 최고 사양의 스마트폰을 경쟁사보다 한발 빨리 출시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LG전자는 이를 벤치마킹해 지난해부터 CTO 조직을 중심으로 자체 AP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도현 LG전자 부사장은 지난 1분기 실적설명회에서 “AP를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다”며 “비용과 경쟁력을 갖추는 시점에 자체 AP를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