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선업계, "중국 추격 당분간 없다"

근래 중국이 최대 전선 케이블 시장으로 떠오른 가운데, 중국 현지 전선 업계의 추격은 아직 역부족인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첨단 산업 분야까지 국내 업계를 무섭게 따라온 중국이지만 전선 기술력은 여전히 취약하기 때문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전선 시장은 프라이미언(이탈리아)·넥상스(프랑스)·LS전선(한국)·제너럴케이블(미국)·대한전선(한국) 등 기존 선두 업체들이 프로젝트를 독식하고 있으며 최근 3년간 중국 전선업체의 수주 실적은 미미한 상황이다.

전선업은 설계부터 시공까지 턴키로 수주하는 프로젝트 입찰 특성상, 전선을 설치할 때 전선과 연결되는 기타 부속 자재 설계 기술이 높은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 중국 업체들은 이 정도 수준의 기술을 아직 보유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전선업계 관계자는 “기술적으로는 중국 업체들도 초고압 케이블이나 해저 케이블 제조 역량을 갖추고 있으나 부속 설비 설계 기술 경쟁력 때문에 원가 혁신에서 밀리고 있다”며 “중국 정부의 투자나 지원책 등 변수는 있지만 진입 장벽이 높아 당분간 중국 업체의 추격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의 전력·전선 케이블 제조업체는 약 7만여개에 달한다. 이 중 중소기업이 전체의 90%를 차지하고 있으며 국가 중점 건설 공정에 입찰 참가자격이 있는 업체는 원둥전람 등 50여곳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 초고압 케이블 생산라인의 95% 이상이 외국에서 들여온 것”이라며 “중국 업체들은 내수 시장을 공략하기에도 벅찬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은 오는 2015년 말까지 국가 고속 철도망과 국가 고속도로망 건설을 완료할 예정이다. 전국 철도 복선비율과 전기화 비율은 각각 50%, 60%에 달하며 전선 케이블과 통신, 신호 케이블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할 전망이다.

전선 산업은 현재 중국에서 자동차 다음으로 큰 시장이다. 매출액 기준 글로벌 3위인 LS전선은 지난 2009년 중국 홍치전기를 인수한 데 이어 내달 중국 후베이성 이창에 위치한 LS홍치전선 공장에 초고압 케이블 생산용 VCV 타워를 준공할 예정이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