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4세대 아이패드와 아이패드 미니가 국내 정식 출시되었다. 4세대 아이패드는 올 상반기에 출시된 3세대 아이패드와 외형·디자인·해상도에서 큰 차이가 없고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가 교체되었으며 LTE 버전은 국내 LTE 주파수를 지원한다. 이 때문에 4세대 아이패드보다는 크기를 줄여 출시된 아이패드 미니에 더 큰 관심이 쏠렸다.
◇ 7인치로 두 마리 토끼 다 잡았다 = 아이패드 미니는 기존 아이패드보다 화면 크기를 1.8인치(약 4.5cm) 줄인 7.9인치 화면을 달았다. 크기는 가로 134.7mm, 세로 200mm로 기존 아이패드(185.7×241.2mm)보다 40% 이상 줄어들었다. 해상도는 1024×768 화소로 1·2세대 아이패드와 동일하지만 LCD 패널 크기가 줄어든 탓에 ppi(인치당 화소수)는 아이폰3GS와 비슷한 수준인 163ppi로 높아졌다. 무게도 절반 수준인 308g으로 낮아졌다.

실제로 아이패드 미니를 구입한 사람들은 대부분 ‘생각했던 것보다 가독성이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화면 해상도를 4:3 비율인 1024×768 화소로 만들어 기존 앱도 그대로 쓸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아이패드용 애플리케이션을 쓰고 싶었지만 무게나 크기가 부담스러웠던 소비자들에게 선택지가 하나 더 넓어진 셈”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 액세서리 선택의 폭 적어 = 아이패드 미니 구입을 검토하는 사람들의 고민은 또 있다. 아이패드 미니의 흠집이나 충격, 손상을 막아줄 수 있는 화면보호필름이나 케이스를 찾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2일 한 리셀러 매장에서 아이패드 미니를 구입한 한 소비자는 “기기가 새로 나온 탓인지 화면보호필름이 1~2종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액세서리 업체 관계자 역시 “작아진 화면 크기에 맞춰 금형을 제작하고 생산하는데 짧으면 1주, 길게는 2~3주 정도 걸릴 수 있다. 사실상 선택의 여지가 좁아진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먼저 제품을 내놓은 업체라면 반사 이득을 볼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아이패드 미니 케이스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아이루’ 가죽케이스를 출시한 겟엠 관계자 역시 “현재 외국 기업 2곳이 아이패드 미니용 케이스를 출시한 상태고 가죽케이스를 내놓은 곳은 우리 이외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라이트닝 커넥터나 볼륨 버튼 위치를 맞추기 위해 아이패드 미니 국내 출시 이전에 제품을 구하는 것이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겟엠이 출시한 아이패드 미니 케이스는 다양한 각도 조절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가로 뿐만 아니라 세로로 세울 수 있는 스탠드 기능을 넣어서 책상 위에 올려놓고 이북이나 만화책을 볼 수 있다. 겟엠 관계자는 “이탈리아산 인조가죽과 자석이 들어간 커버, 형광 컬러는 기존 아이패드와 동일하고 크기만 줄어들었다. 색상 역시 검정, 보라, 빨강, 분홍, 갈색, 하늘색 등 5가지다”라고 설명했다.
◇ 막오른 7인치 태블릿 대전 = ‘7인치 태블릿은 나오자마자 사장될 것’이라던 애플이 입장을 바꿔 7.9인치 아이패드 미니를 내놓은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구글이 에이수스와 손잡고 만든 7인치 태블릿 ‘넥서스7’ 판매량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에이수스 최고재무담당자(CFO) 데이비드 창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넥서스7의 월간 판매량이 100만대에 가까워졌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구글은 이번주 초에는 10인치 태블릿 ‘넥서스10’을 출시해 아이패드가 우위를 차지하고 있었던 고해상도 태블릿 시장 공략에 나섰고 다음 주부터는 하이마트 매장에서도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