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5 한국 출시가 글로벌 물량 부족으로 상당기간 지연될 전망이다. 이달을 넘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5가 세계적인 물량 부족으로 한국 출시 일정을 아예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계획은 이달 초 출시될 예정이었다.
아이폰5를 출시하는 KT와 SK텔레콤 모두 물량을 하나도 배정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이달 중 출시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이달 중 출시를 기대하고 있지만 글로벌 공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12월로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이폰5 출시 지연 원인으로 지목된 세 번의 전파인증이 끝났지만 통신사는 출시 일정을 잡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전파인증이 직접적인 원인이 아닌 상황이다.
아이폰5 국내 출시가 늦어지는 것은 1, 2차 출시국 공급량도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시장 규모가 작은 한국은 후순위로 밀렸다.
아이폰 점유율이 전체 시장 30%에 달하는 일본도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일본은 아직도 공급이 달려 대기 수요가 300만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아이폰 가입자는 350만 정도로 추정되는 데 이중 KT가 260만명, SK텔레콤이 90만명 정도다. 아이폰5로 교체할 대기 수요는 200만명 안팎으로 추정된다. 이동통신사가 구체적인 숫자를 공개하진 않지만 아이폰5 수요물량은 최대 300만대를 넘지 않을 전망이다. 일본 추가 물량보다 작은 수준이다.
아이폰5 공급이 달리는 것은 조립이 어려운 제품 특성과 중국 폭스콘 공장 파업이 영향을 미쳤다. 아이폰5는 7.6㎜ 얇은 두께인데다 알루미늄부터 시작해 외장표면을 어느 곳 하나 빠트리지 않고 기계 가공하는 등 제조 공정이 무척 까다롭다.
또 다른 통신사 고위 관계자는 “애플은 글로벌 시장 상황을 예측해 출시를 결정하는데 아예 출시하지 않은 한국 보다 수요가 많은 미국, 유럽, 일본 시장을 중요시 한다”며 “이달 출시 여부도 불투명해 답답하다”고 말했다.
애플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 올해 안에 100개 국가에서 아이폰5를 출시하겠다고 밝혔지만 1차와 2차 출시국 31개를 제외하고 출시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팀 쿡 애플 CEO는 최근 실적발표에서 “수요가 공급을 강하게 능가하고 있다”며 “소비자 기대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