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대선]문-안 6일 전격회동...단일화 논의 급물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6일 양자 회동을 갖기로 전격 합의했다. 그동안 정치쇄신 우선을 주장하며 단일화 논의에 소극적이었던 안 후보가 적극적 입장으로 선회함에 따라 대선 구도가 단일화 국면으로 전환했다. 논의 결과에 따라 대선판이 요동치게 됐다.

안철수 캠프 정연순 대변인은 5일 오후 “조광희 안 후보 비서실장이 노영민 문 후보 비서실장에 연락해 내일 배석자 없이 두 후보가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동 합의는 이날 안 후보가 전남대 강연에서 “우선 문재인 후보와 제가 먼저 만나 서로의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고 정치혁신에 대해 합의하면 좋겠다”고 제안하면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안 후보는 “각자의 공약도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일화 방식과 형식만 따지면 진정성이 없을 뿐 아니라 단일화 감동만 사라지고 1+1이 2가 되기도 어려울 것이다”라며 이같이 회동을 제안했다.

안 후보는 강연에서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단일화가 필요하며 `기득권 세력을 이길 수 있는 단일화, 가치와 철학이 하나가 되는 단일화, 미래를 바꾸는 단일화`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이어 “단일화와 함께 새로운 시대를 염원하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하는 정치세력으로 거듭나는 새 정치를 향한 국민 연대의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캠프는 단일화를 위한 조건없는 만남이 성사된 데 대해 즉각 환영했다. 그 동안 지지부진하던 단일화 논의가 의미있게 진전될 수 있는 물꼬가 터였다는 판단에서다. 민주당은 후보 단일화에 대한 국민의 걱정과 불안을 해소하게 돼 다행이라는 분위기다.

우상호 선대위 공보단장은 5일 “후보 간 만남을 환영하고 수용한다”며 “어제(4일) 문재인 후보의 제안에 대해 안철수 후보가 화답했기 때문에 이제는 단일화 국면으로 전환됐다”고 평가했다.

우 단장은 이어 “두 후보가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고, 아름다운 협력과 경쟁을 통해 국민에게 새로운 대한민국의 희망을 만들어 드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양측 회동 합의는 물리적으로 후보등록(25∼26일)이 점점 다가오고, 여론의 단일화 압박 수위가 높아지면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또 단일화 논의가 정치공방으로 계속 비칠 경우 야권에 대한 국민의 여론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작용했다.

두 후보가 만나기로 전격 합의하면서 단일화를 압박한 문 후보와 즉답을 피한 채 정책 경쟁으로 맞받아친 안 후보의 지루한 공방전에 활로가 뚫렸다는 분석이다.

새누리당은 두 후보 간 단일화 추진은 오로지 권력을 잡으려는 움직임에 불과하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이정현 공보단장은 두 후보 회동 소식이 전해진 후 기자들에게 “(두 후보가) 지금 내걸고 있는 구호는 시대적 과제와 국민적 요구에 의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권력을 잡겠다는 것 밖에 없다”며 “문·안 후보는 대선이 아닌 대선 경선 후보일 뿐”이라고 깎아내렸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