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삭스, 실시간 세상 기록앱 `해프닝` 눈길

그레이삭스가 사진 전문 애플리케이션(앱) `해프닝(happen.in)`을 내놓는다. 그레이삭스는 지난해 본엔젤스로부터 4억원을 투자 받아 화제가 됐던 기업이다.

해프닝은 실시간 사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대부분 사진 앱이 사진을 꾸미고 수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해프닝 앱은 있는 그대로 기록한다. 스마트폰이라면 고해상도 카메라가 달려 있어 언제 어디서 사진을 찍어 아무 효과 없이 사진을 찍도록 한다는 게 언뜻 이해는 가지 않는다. 굳이 앱이 없어도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앱을 이용하면 세계 사람들과 실시간 정보를 공유하고, 시간과 위치를 그대로 기록할 수 있다. 말하자면 언론사에서 보도사진을 찍어 기록을 남기듯이 SNS를 쓰는 사람이 사진기자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SNS로 연결된 주변인이 1차 독자가 되고, 그 친구의 친구가 2·3차 독자가 된다. 이승이 그레이삭스 대표는 “지난해 여름 물난리 때 사진을 찾아봤는데 언제, 누가 찍은 지도 모를 같은 각도의 사진만 검색이 됐다”며 “누가, 언제, 어디서 찍었는지 정확하게 기록하고 수정 등 조작을 할 수 없도록 만들면 사진만으로 전달할 수 있는 게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앱에 접속해서 친구를 팔로우 하고, 실시간으로 가감없이 올라오는 사진을 볼 수 있다. `공개` 설정을 하면 누구나 사진을 볼 수 있다. 웹은 잡지처럼 만들어서 매체로서 성격을 강화했다.

아이디어는 우연하게 나왔다. 직원이 내놓은 아이디어를 시험 삼아 제작했다. 직원끼리 재미삼아 쓰다가 재미를 느껴서 좀 더 정교하게 만들어 새로운 사진 미디어를 만들자는 의견이 나왔다. 개발 기간은 약 1년 걸렸다. 이 대표는 “목표는 해프닝을 글로벌 서비스로 만들어서 전 세계 사건이 기록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라며 “앱은 미국에서 먼저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미국 코넬대를 졸업하고 삼성에서 개발자로 안정적인 생활을 하다가 회사를 차렸다. 2008년 브레인쿼드라는 회사를 창업해 디지털 악기를 만들었지만 리먼브라더스 사태 직후 투자자를 찾지 못해 사업을 접어야 했다. 2009년 새로 그레이삭스를 설립해 앱스토어에 드럼마이스터를 선보였다. 100만명 이상 다운로드 하면서 인기를 얻었다. 올해는 디자인 회사 더팟과 합병했다. 해프닝 개발과 함께 미디어 컨설팅도 하고 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