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KT·효성 등 차세대 IT, `여성` 파워가 이끈다

올해 전 업종에 걸쳐 대형 차세대 IT 프로젝트의 `여풍(女風)`이 거세다.

전통적인 여성 선호 업종이 아니면서 상대적으로 여성 임원이 드문 IT 부문에서 대형 프로젝트와 조직을 이끌고 있는 여성 리더들이 두각을 보이고 있어 화제다.

삼성·KT·효성 등 차세대 IT, `여성` 파워가 이끈다

6일 제조·금융·통신 업계에 따르면 대형 차세대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여성 최고정보책임자(CIO)들의 활약상이 기업 정보화 시장에 화제로 떠올랐다. 차세대 프로젝트는 기업 문화와 프로세스 전반을 바꾸는 작업으로 꼽히는 만큼 여성 리더가 주는 의미는 더 크다.

초대형 차세대 프로젝트를 이끄는 김혜경 효성 전무는 효성그룹 핵심 업무 시스템을 통합하고 바꾸는 차세대 프로세스혁신(PI614)·전사자원관리(ERP) 프로젝트 총괄 책임자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지난해 베어링포인트에서 영입됐으며, 효성그룹 최초 여성 IT 임원이기도 하다. 그룹의 ERP 시스템 전반을 교체하면서 표준화된 프로세스 변화를 도모하는 창립 이래 최대 규모 프로젝트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KT의 차세대 시스템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는 송정희 서비스혁신부문장(부사장)도 남다른 리더십으로 화제다. 서울시 정보화기획단장을 거쳐 지난해 KT로 자리를 옮겨 차세대 BIT(Business & Information system Transformation) 프로젝트로 불리는 KT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총괄하고 있다. 지난 7월 차세대 ERP 시스템 개통 이후 통신사 핵심 시스템인 빌링시스템(BSS)을 비롯해 운영지원시스템(OSS) 개발이 한창이다. KT 차세대 시스템은 규모뿐 아니라 클라우드를 적용한 새로운 개념의 개방적 시스템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화 전반을 바꾸는 핵심 프로젝트다.

지난 3월 삼성카드로 영입된 박주혜 담당도 올해 주목받는 여성 IT 임원이다. 지난해까지 AT커니에서 컨설턴트로 활약하다 삼성카드로 자리를 옮긴 이후 최근 착수한 차세대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새로운 개념의 차세대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는 삼성카드는 박 담당을 필두로 시스템 개선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문화적 프로세스 혁신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또 오세임 우리투자증권 오퍼레이션 및 기술본부 상무는 대표적 금융업계 여성 IT 임원으로 2009년부터 CIO 역할을 하고 있다. 씨티은행·골드만삭스은행 등을 거친 `금융통`으로 우리투자증권의 새로운 상품 전략과 금융 환경 변화에 맞는 IT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컨설팅 업계 관계자는 “딱딱하고 기술적인 IT의 특성에 인문학적인 감성과 여성 특유의 조직 융합력, 리더십과 개방성이 강점을 발휘하고 있다”며 “시스템과 문화적 동반 혁신을 시도하는 기업들의 여성 IT 임원 확대 추세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