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삼성전자 스마트TV에서 '아마존' 만난다

삼성전자와 미국 아마존이 스마트TV 콘텐츠 부문에서 협력한다. 유통에 이어 스마트TV 콘텐츠로 확산한 양사 간 협력이 스마트기기와 클라우드컴퓨팅, N스크린 등 다른 사업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6일 전자·유통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아마존과 협약을 맺고 미국에 판매하는 삼성 스마트TV에서 아마존의 14만개에 달하는 영상 콘텐츠 서비스를 최근 시작했다. 세계 최대 TV업체와 미국 유력 콘텐츠사업자 간 협력이다. 새로 판매하는 2012년형 삼성 스마트TV 메인 화면에 별도의 아마존 애플리케이션을 탑재했다. 아마존 유료 영상물 서비스까지 `숍인숍` 형태로 제공한다. 아마존이 PC에서 제공하던 동일한 구성을 삼성 스마트TV에서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 스마트TV 활성화의 핵심 수단은 지역별 최고 콘텐츠와 서비스를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것”이라며 “버라이즌과 넷플릭스는 물론이고 유럽의 스포티파이(Spotify) 등 유력 콘텐츠사업자와의 협력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역별 특화 콘텐츠가 중요한 만큼 국내에 아마존 애플리케이션을 탑재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아마존의 협력 가능성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다.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이 삼성전자 CEO 시절부터 협업에 가장 공을 들여온 해외 업체가 아마존이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아마존은 유력 동영상물을 대량 확보한 중요 콘텐츠제공자(CP)다. 최대 전자상거래업체면서 전자책 단말기를 넘어 킨들파이어로 스마트패드 시장까지 사업을 확대한다. 아마존이 자체 플랫폼을 이용해 스마트폰 제조에 나설 가능성까지 일부에서 나온다. 삼성전자와 아마존은 유통과 콘텐츠에서 서로 보완 관계다. 스마트 디바이스에선 잠재적인 경쟁자다.

업계는 삼성전자와 아마존이 기존 유통 분야와 이번 TV 분야 콘텐츠를 넘어 협력 범위를 더욱 확대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삼성전자는 TV와 폰, 패드를 아우르는 스마트 디바이스의 절대 강자다. 가장 많이 팔리는 스마트기기에 자사 애플리케이션을 얹는 것은 아마존과 같은 서비스 사업자에 분명한 기회다.

삼성전자와 아마존이 콘텐츠 서비스를 넘어 플랫폼을 공유하면서 애플과의 운용체계(OS) 경쟁에 대비하거나, N스크린 분야로 협력을 확대해 삼성 스마트폰과 갤럭시탭으로까지 콘텐츠 협력 범위를 확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두 회사는 지난해부터 클라우드컴퓨팅에서 협력하기 위해 일부 기술인력 교류까지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토니 베이 아마존 영상사업부문 부사장은 다음 주 서울을 방문한다. 그는 스마트TV포럼 주최로 오는 14일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호텔에서 열리는 `스마트TV 글로벌서밋`의 기조연설자로 예정돼 있다. 행사 주관 포럼의 의장은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이다. 방한 기간이 양사가 협력을 폭넓게 타진할 기회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아마존은 베스455트바이·월마트 등과 함께 삼성전자가 해마다 국내로 초청하는 중요한 유통채널인데 이제 콘텐츠 분야에 협력한다”며 “두 회사는 스마트기기 사업에서 영역이 일부 겹치지만, 경쟁보다 협력으로 우군 생태계를 키우는 접근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