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대선]야권 후보 단일화 "이제는 룰의 전쟁"

`이제는 룰(Rule)의 전쟁이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후보등록일(25~26일)전에 단일화하기로 전격 합의함에 따라 이제 관심은 단일화 룰과 협상개시 시점에 쏠렸다.

양측은 자기 진영에 유리한 방식으로 룰을 정하기 위해 신경전을 벌일 전망이다. 또 단일화 룰 협상 개시시기를 두고도 벌써부터 팽팽한 줄다리기가 시작됐다. 새정치공동선언에 담을 내용과 수위, 국민연대 형태 등도 단일화 전선 이슈로 떠올랐다.

◇단일화 룰 어떻게

후보등록일까지 후보를 단일화하기로 합의, 밑그림이 그려짐에 따라 본격 협상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은 단일화 룰이다.

문 후보 측은 여론조사를 도입하면서 배심원제와 국민경선도 함께 실시하는 지난해 10·26 서울시장 재보선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안 후보는 높은 인지도와 대중적 인기를 앞세워 여론조사 방식만을 선호한다. 여론조사는 TV토론 이후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방식이 점쳐지고 있다. 후보등록일까지 남은 시간이 불과 보름여에 불과해 초반 실무팀의 논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각에서는 실무팀을 구성하지 않고 후보 간 담판으로 결정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신계륜 문 후보측 특보단장은 “협상팀을 별도로 만들지 불투명하다”며 “협상팀 없이 두 후보의 전격 회동으로 이뤄지는 방식도 염두에 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단일화 협상 개시 시기도 안갯속

협상 시작 시기도 양 캠프의 온도차가 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당장 단일화 룰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인영 문재인 후보 공동선대위원장은 7일 “우선 새정치공동선언을 신속히 추진하고 그 과정에서 동시에 혹은 지체 없이 단일화 (룰을 위한) 논의를 착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지자의 단일화 피로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단일화 협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반면 안 후보측은 합의문에 명시한 대로 새정치공동선언 마련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김성식 안 후보측 선대본부장은 “합의문은 새정치공동선언을 우선적으로 하기로 했다”며 “후보 이외의 분들이 소소한 것으로 갈등을 만드는 것은 합의정신을 빛내는데 필요하지 않다”고 민주당의 주장에 선을 그었다.

◇공동선언 뭘 담나

양측은 6일 합의문에서 실무팀을 구성해 새정치공동선언을 우선 마련하기로 했다. 공동선언에 담길 내용과 수위에도 관심이 쏠렸다. 공동선언 핵심은 정치혁신과 정당개혁, 기득권 내려놓기로 요약될 전망이다.

문 후보는 선언 내용과 관련 “경우에 따라 민주당의 구조나 정당 문화도 바꿔나가는 것까지 포함되지 않을 수 없다”며 “그것이 우리에게 아프게 희생을 요구하는 부분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안 후보측 유민영 대변인은 “정치혁신의 기조와 개념, 정당 혁신에 대한 설명이 들어가야 하고 그것을 하기 위해 국민 연대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들어가야 한다”며 “실천과 행동, 구체적인 방안이 당연히 들어가서 국민들에게 보고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이 언급하고 있는 국민연대도 향후 어떤 형태가 될지 주목된다. 민주당 기반인 문 후보와 중도층·무당파에 강점을 가진 안 후보 지지층을 단일화 이후에도 이탈자 없이 고스란히 안고가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안 후보의 민주당 입당, 공동정부를 고리로 한 연대·연합, 신당창당 등 다양한 국민연대 모습과 정계개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