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는 7일 출시한 `뉴SM5 플래티넘`에 국내 중형 세단 최초로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BSW: Blind Spot Warning System)을 적용했다. 사각지대 정보시스템은 운전석에 앉았을 때 일반 거울로는 쉽게 확인되지 않는 후측면 사각지대의 차량 등 물체를 파악해 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장치다. 사각지대에 위험요소가 있음을 미처 인지하지 못하고 차선을 변경하다가 발생하는 사고를 예방하는데 도움을 준다. 르노삼성의 BSW는 주행 중 사각지대의 물체가 감지됐을 때, 사이드 미러에서 가까운 실내 안쪽에 배치된 경고등을 점등시킨다. 운전자가 이를 무시하고 깜빡이를 켤 경우에는 경고등이 점멸해 주의를 촉구한다.
사각지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장치의 명칭이나 작동 방식은 업체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기아자동차에서는 이런 장치를 `후측방 경보 시스템`으로 칭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출시된 K9에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K9의 후측방 경보 시스템은 차선 변경 등으로 인한 사고 발생 가능성이 있을 경우 경고등과 경고음을 통해 운전자에게 알리며, 필요하다면 해당 방향의 운전석 시트까지 진동시킨다. 기아차의 후측방 경보 시스템은 차량 후방에 배치된 두 개의 레이더를 이용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007년부터 레이더 방식의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을 양산 차에 제공하기 시작했다. 사각지대 감시를 위해 사용되는 레이더는 주로 후방 범퍼나 리어 쿼터 패널(차체의 뒷바퀴 부근) 안쪽에 숨겨진다. 포드의 경우에는 이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BLIS: Blind Spot Information System)용 레이더를 측방 접근 차량 경보 시스템(Cross-Traffic Alert)에도 활용하고 있다. 다른 차량이나 건물 등으로 인해 측면 시야가 가려진 상태에서 후진으로 주차 공간을 빠져 나올 때, 측면에서 다가오는 차량을 레이더로 감지해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기능이다.
`BLIS`라는 명칭은 포드가 볼보를 소유하고 있던 시절 볼보에서 먼저 사용했다. 볼보가 `안전한 차`의 대명사답게 세계 최초로 선보인 BLIS는 2004년부터 양산 차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볼보의 BLIS는 원래 레이더가 아닌 카메라 방식이었다. 사이드미러 하단에 붙어 있는 CCD카메라가 후측방의 정지 영상을 연속 촬영하고, 이를 판독해 경고등을 점등시킨다. 볼보도 최신모델인 V40에는 레이더 방식의 BLIS를 적용했다.
최근 북미시장에 출시된 9세대 혼다 어코드의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은 볼보처럼 카메라를 사용하지만 방식이 다르다. 오른쪽 사이드미러 하단에 달린 광각 카메라의 영상을 실내 중앙에 배치된 화면을 통해 직접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시스템은 일반 거울로 볼 때보다 4배 더 넓은 시야 범위를 확인할 수 있게 하며, 거리 안내선이 함께 표시되어 차선 변경 시 판단을 돕는다. 운전자는 필요할 때만 이 화면이 표시되도록 할 수 있다.
한편, 시트로앵 C4는 2010년부터 초음파 센서 방식의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보쉬가 개발한 이 시스템은 주차 센서 등으로 흔히 사용되는 초음파센서를 활용하기 때문에 레이더나 카메라 방식에 비해 저렴하게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민병권기자 bkmin@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