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중소기업이 LCD 광학필름 원조인 미국 3M처럼 패턴 마스터롤 제작 공정까지 내재화해 프리즘시트 시장에 진출했다. 원스톱 공정을 바탕으로 한 원가 경쟁력과 패턴 자체 제작 역량을 앞세워 선발 5개사 위주로 고착화한 광학필름 시장 재편을 예고했다.
코아옵틱스(대표 정윤정)는 지난달 TV용 대형 프리즘시트 양산을 시작한 데 이어 다음 달부터 중소형기기용 프리즘시트를 생산한다고 8일 밝혔다.
프리즘시트는 지난 2006년까지 3M이 독점해오다 지난 2007년 특허가 만료되자 여러 기업이 앞다퉈 뛰어들었다. 격렬한 출혈경쟁 끝에 대형 시장을 LG전자·제일모직·미래나노텍 등이, 중소형 시장은 3M과 엘엠에스 등이 석권했다. 중국 등 해외업체도 이 시장에 진출하려 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코아옵틱스는 금형부터 필름까지 제작할 능력을 갖췄다. 필름 제작 핵심은 마스터롤(필름에 패턴을 만들어 주는 롤 형태의 금형)이다. 코아옵틱스는 이를 자체 제작할 수 있다. 3M을 제외한 다른 프리즘시트 업체들은 마스터롤을 구매하거나 일부 공정만 내재화해 쓴다. 마스터롤을 제작하고 도금·가공해 필름까지 생산하는 전공정을 설치하는 데에만 2년 이상 걸리기 때문이다.
마스터롤을 직접 제작하면 독자 개발한 패턴을 외부에 공개할 필요가 없다. 게다가 마스터롤은 소모성 부품으로 마모되기 직전 교체해줘야 한다. 원스톱 공정이 프리즘시트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이유다. 당초 이 회사는 LCD 광학필름업체에 마스터롤을 공급해 오다, 최근 필름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독자 패턴 제작 기술로 프리즘시트의 특성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3M의 프리즘시트와 비교한 결과 코아옵틱스의 일부 제품은 103~120% 정도 휘도가 높게 나왔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올 초부터 자체 개발한 마스터롤로 광학필름 샘플을 제작했다. 최근 고객사 주문을 받아 TV에 들어가는 복합시트용 제품부터 양산을 시작했다. 최근 중국 디스플레이 패널업체들이 대형 LCD 물량을 늘려 이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정윤정 사장은 “3M 제품과 비교해도 특성이 우수해 국내외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내년 공급량을 이미 대규모 수주한 상황이어서 공장 증설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프리즘시트
LCD 백라이트유닛에서 빛을 굴절·집광시켜 휘도를 올려주는 필름을 말한다. PET(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필름 위에 UV레진을 바른 후 빛을 굴절시킬 수 있도록 UV레진층에 미세한 패턴을 만들어 제작한다. 패턴 두께(피치)는 20~60㎛여서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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