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욱 시우인터렉티브 대표 추천의 변=가구 디자이너 출신인데 전공을 바꿔 이탈리아로 유학 가 사용자경험(UX·UI)을 공부하고 돌아 온 특이한 이력의 CEO입니다. 개발자나 기획자 출신 CEO와 다른 독특한 경영마인드를 들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거야. 분명 새로운 시장이 열릴 거야.” 이탈리아 밀라노 도무스아카데미 석사과정을 밟던 경성현씨가 2009년 노키아 `오비(OVI)스토어`를 보고 내린 결론이다. 관광차 지역을 찾은 그는 친구가 휴대폰으로 지도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 받는 것을 보고 크게 감명 받았다.
“모바일 강국인 우리나라도 조만간 이런 플랫폼이 확산될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경성현 앱포스터 대표의 창업 동기다. 앱포스터 첫 사업모델은 오비스토어와 같은 모바일 콘텐츠 장터. 쉽지 않은 시도다. 아이디어만 있다고 될 수 있는 비즈니스가 아니었다. 2010년 초 사업을 시작한 그는 기업 문을 두드렸지만 결과는 부정적이었다.
“`너희들이 도대체 뭐냐. 통신사라도 끼고 있느냐`며 문전박대를 당했습니다. 통신사 등 대기업과 아무런 끈이 없으니 모두들 시큰둥했습니다.” 앱포스터의 `과감한 도전`은 안타깝게도 이렇게 접어야 했다. 하지만 `실패`로 끝난 사업은 새로운 도약의 기틀을 제공했다. 마켓을 열어보겠다며 두드린 기업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한 것.
“해외 앱 개발사와 무작정 접촉을 했습니다. 좋은 반응을 보였던 곳도 있었죠. 그들을 우리 기업에게 소개하는 에이전트로 나섰습니다.” 당시 앱포스터와 연락이 닿았던 곳 중에는 글로벌 기업이 된 에버노트와 앵그리버드 게임 제작사인 로비오 등이 포함돼 있다.
경 대표의 튀는 아이디어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비즈니스에 관심을 갖고 있던 경 대표는 이동 중 지인이 자동차 안에서의 노래방 기능 얘기를 들었다. SNS 기반 노래방 앱 `톡송` 탄생 배경이다.
그는 바로 음악콘텐츠업체 금영을 찾았다. “이 분야에 아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무작정 만나러 갔습니다. 물론 충분히 준비는 했죠.” 금영측에서는 호의적이었다. 좋은 아이디어라며 협력을 약속했다. 더 이상의 실패는 없다며 개발에 들어갔다. 목표는 6개월 후인 `크리스마스(지난해)`. “4명이 6개월간 거의 매일 밤을 새며 개발했습니다. 밤에는 난방기구를 켜고 기획하고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앱을 론칭한 후 나흘째 되는 날 처음 사용자가 나타났다. 그리고 `어 춥다`란 음성메시지를 남겼다. 톡송은 `송하기`란 노래방 기능과 함께 성대모사 등을 하는 `톡하기` 기능이 있다.
“그 짧은 음성에 눈물이 날 정도로 기뻤습니다. 그리고 곧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한겨울에 아파트 복도에서 노래를 부르는 이용자 등 다양한 고객이 나타났습니다.”
경 대표 창의력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차기작도 공개했다. 앱툰 작가를 위한 개발 툴을 만드는 것. 작가가 쉽게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2년여 동안 무려 세건 비즈니스를 펼쳤다. 지금 기획중인 것을 포함하면 네건이다. 경 대표는 이 같은 창의성과 혁신성을 잃지 않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벤처가 커지면 조직이 둔화되곤 합니다. 대기업화되는 것이죠. 전 직원이 톱니바퀴처럼 틀에 맞춰 돌아가는 게 싫습니다. 업력이 길어져도 젊은 회사로 유지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