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정보를 활용해 서비스하는 중소기업과 기관들이 구글 지도를 국산 브이월드로 교체하는 것을 적극 검토한다. 지도 사용 유료화 정책을 중소기업으로 확대하는 구글을 피해 무료서비스인 브이월드로 몰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114·스피드뱅크 등 부동산정보제공업체를 비롯해 블랙야크 등 중소기업들이 구글 지도 대신 브이월드 서비스 도입을 검토한다. 교육개발원·소상공인진흥원·경찰청 등 공공기관도 브이월드 도입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브이월드는 이달 중순부터 전국 지역을 대상으로 2차원(D) 지도 정보를 무료로 제공한다. 3D 지도 정보는 연말까지 서울시와 부산 등 6개 광역시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대한다.
구글 지도 교체를 가장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곳은 부동산정보업체다. 부동산114는 최근 구글 지도 대신 브이월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브이월드의 2D 지도 정보를 적용하기 위해 내부 작업을 진행한다. 김미섭 부동산114 본부장은 “구글이 지도사용에 유료화를 요구한 이후 구글 지도를 쓰지 않는다”며 “브이월드가 국가에서 운영하는 것이고 무료여서 도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스피드뱅크도 도입을 적극 검토한다. 조성준 스피드뱅크 부장은 “제공하는 지도 정보의 수준만 떨어지지 않으면 사용 중인 구글 지도를 브이월드로 교체할 계획”이라며 “내부적으로 적극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아웃도어 업체인 블랙야크도 산악인 대상 등산로 포털에 브이월드가 제공하는 2D 지도정보 적용을 추진한다.
공공기관도 가세했다. 교육개발원은 빌딩정보모델링(BIM)·지리정보시스템(GIS) 기반 학교시설정보시스템 구축 사업에 브이월드를 적용할 계획이다. 중소기업청 소상공인진흥원도 소상공인 대상으로 제공하는 상권분석 서비스에 브이월드 적용을 검토한다. 아동안전지킴이 서비스를 운영하는 경찰청 인권보호센터도 실종아동 찾기 배경지도에 브이월드 사용 방안을 논의 중이다.
구글은 지도 라이선스 정책을 강화해 기업 사용자는 연간 100만 페이지뷰 이상을 기준으로 최소 1500만원부터 요금을 받는다. 인터넷 기반 사업을 제공하는 기업은 통상 연간 수천만에서 1억건의 페이지뷰가 발생한다. 이창훈 공간정보산업진흥원 팀장은 “브이월드는 국가 보유 정보를 기반으로 구축했기 때문에 최신성과 신뢰성, 다양성을 갖췄다”며 “더욱이 무료여서 기업들이 다양한 사업에 활용하기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브이월드=정부가 10여년간 축적한 공간정보 기반으로 구축한 오픈 플랫폼의 이름이다. 브이월드를 통해 2차원과 3차원 공간정보 데이터를 오픈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방식으로 민간에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제공하는 공간정보는 지도 데이터는 물론이고 건물이나 지역 정보도 포함돼 있어 기능 면에서 구글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