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이 변했다. 매연과 소음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벗고 고연비와 온실가스 저배출 등 친환경으로 무장했다. 다른 연료에 비해 연비가 우수하고 힘도 좋으면서 친환경성도 충족하는 괄목상대해야 할 `클린디젤`로 거듭난 것이다. 친환경성과 경제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디젤에 대해 3회에 걸쳐 집중 조명한다.
버스나 트럭의 검은 매연, 시끄러운 소음에 덜덜거리는 진동, 1990년대 디젤(경유) 차량의 대표적 이미지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들어 디젤엔진 기술이 획기적으로 진보하면서 이 같은 오명을 벗기 시작했다.
전자제어를 통해 분사량을 미세 조정하는 커먼레일, 터보차저, 후처리장치 등의 신기술을 통해 디젤 엔진의 연비효율을 높이고 CO₂ 배출량을 줄여 `저탄소 그린카`의 특성을 갖춘 `클린디젤` 엔진이 개발됐다.
유럽에서는 신규 등록 승용차 가운데 50% 이상이 디젤엔진이며 소음과 매연 문제도 휘발유 차량과 유사한 수준으로 해소했다. 이에 따라 환경오염 주요 원인으로 꼽혔던 디젤이 `클린`이란 접두어를 달고 친환경 연료로 부상했다.
1990년대 초 국내 디젤의 황산화물(SOx) 함유량이 2000PPM에 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국내 정유사의 정제 기술 발전으로 국산 디젤의 황 함유량이 세계 최고 수준인 10PPM 정도다. 시커먼 매연을 내뿜는 차량이 사라진 이유다.
디젤버스를 기준으로 비교하면 미세먼지(PM)의 경우 지난 2002년(유로-3)보다 2010년(유로-5)에는 약 5분의 1수준으로 개선됐다. 일산화탄소(CO)는 약 82% 개선됐으며 대기오염의 주범 하이드로카본(HC)도 87% 감축됐다. 녹스(NOx) 역시 65% 줄었다.
디젤의 친환경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도 높아지고 있다. 보쉬가 최근 조사한 소비자 인식 조사에서 디젤 차량의 환경오염 관련 부정적 인식은 지난 2008년보다 9.2% 감소했고 연비 우수성에 대한 인식은 7% 증가했다. 디젤 엔진의 장점은 좋은 연비(49.5%) 및 가솔린 대비 저렴한 연료비(51.7%), 우수한 주행성능(42.8%), 세제혜택(20.3%) 순으로 답변했다.
클린 디젤 자동차에 대한 호감도 조사에서는 호감률 70%, 비호감률 12%로 호감도가 훨씬 높았으며 2008년보다 호감도가 18.9% 증가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자학과 교수는 “과거 디젤은 시커먼 매연으로 대기오염의 대명사였지만 지금의 클린디젤은 휘발유나 LPG 등 다른 연료 대비 유해물질 배출량이 비슷한 수준으로 친환경화 됐고 효율성 측면에서도 연비와 성능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최근 자동차 기술은 2~3년 주기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기술개발 속도에 맞춘 자동차 및 연료 정책이 필요하다”며 “신기술이 개발되면 그 상황에서 맞는 공평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료: 환경부(2002)·두산인프라코어(2010)]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