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여성그룹 핑클로 데뷔한 옥주현은 지금도 가수 겸 뮤지컬 배우로 맹활약한다. 노래 잘하는 가수로 그녀가 15년 넘게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비법은 무엇일까. 옥주현은 “노래를 부르는 것은 단순히 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전하는 일”이라며 “노래를 잘하려면 노래에 담긴 의미를 가슴에 품고 하라”고 충고한다. 그리고 “자신의 목소리나 성량에 맞지 않게 무조건 선망하는 가수의 창법을 따라하지 말라”며 “자신이 가진 장점과 개성을 파악하고 그것에 맞게 계발하고 발전시키라”고 조언했다.
#IT 전문가이자 전문경영인 출신 정치인으로 유명한 이용경 전 창조한국당 의원. UC버클리 박사를 거쳐 벨연구소에 몸담는 등 미국에서 자신만의 인생 무대를 설계했다. 24년간의 미국 생활을 접고 조국에 돌아와 KT 사장과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다. 그의 의정 활동은 여의도의 낡은 관행을 뜯어고치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65세 이상 전직 의원에게 월 120만원의 연금을 지급하는 헌정회법 개정안에 반대한 두 명 중 한 명이다. 초선 의원인데도 인사청문회 때마다 성과를 올려 `요주의 인물`이 됐다. `남 따라 하지 마라!` 이용경 전 의원의 인생 철학이자 첫 자서전 제목이다.
#일본 문단의 거장 무라카미 류가 `무취미의 권유`란 제목의 자기계발서를 썼다. 부하 직원 관리, 리더의 역할 등 직장 생활과 전혀 관계없는 소설가가 직장인의 고민 해결에 나선 것이다. 그런데 시종일관 펼치는 주장이 `남들 하는 대로 따라 하지 마라`다. 심지어 취미도 마찬가지다. 많은 사람이 재충전의 의미로 취미를 강조하지만, 그는 인간에게 취미란 없다고 단언한다. 인간이 느끼는 진정한 환희와 흥분은 취미가 아니라 일의 성취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설령 취미가 생겼다 하더라도 그 취미를 발판 삼아 또 다른 일이 시작된다. 작가는 `왜 남들 따라가기 바쁠 뿐 삶의 본질은 묻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취업도 승진도 무한 경쟁이다. 그래서 요즘 대학생들이 가장 자주 쓰는 단어가 `스펙(spec)`이다. 직장인들도 더좋은 자리를 꿈꾸며 남 몰래 `스펙 쌓기`에 열중한다. 기계나 제품 사양을 뜻하는 `specification`의 약어가 이젠 사람에게 쓰인다. 가전제품처럼 이것저것 다양한 성능을 갖추고 누군가로부터 선택되기만을 기다린다. 학교를 다니는 것도 스펙을 위해서다. 공부하는 것도 스펙 때문이다. 내 소중한 삶과 일을 위해서가 아니다. 다른 경쟁자에 뒤처지지 않으려 조금이라도 더 나은 스펙에 매달린다.
수만 명의 구직자가 높은 스펙으로 무장해 오지만 마땅한 인재가 없다. 그래서 기업도 난처하다. 대한상공회의소 현황 조사에 따르면 대기업 71.6%, 중소기업 62.3%가 구직자의 스펙보다 인성을 더 중시한다. 스펙으로 구직자를 평가하려니 `진짜 사람`을 찾기 어렵다. 구직자와 기업이 모두 곤란을 겪는 지금의 인력 시장은 분명 왜곡됐다. 기업과 인재가 서로 윈윈할 새로운 채용 플랫폼이 필요하다. 화려한 스펙보다 실력과 인성으로 사람을 뽑는 `스펙 타파 소셜리크루팅(스타팅)`이 주목받는 이유다.
나만의 스토리(Story)를 가지고 서로 어울릴 수 있는(Empathy) 능력. 힘든 시련을 극복하고 도전할 수 있는(Resilience) 사람, 남다른 능력으로 탁월함과 성취(Achievement)를 보여줄 수 있는 인재. 소셜리크루팅을 통해 대한민국 고용시장을 혁신할 `세라(SERA)`형 인재상이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인생과 일의 주체로 사는 삶. 주식회사 `남따라살지말기`가 스펙 타파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배경이다.
주상돈 벤처경제총괄 부국장 sdjo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