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네트워크 미래 인터넷]<17>SDN 기술개발, 표준화 그리고 사업화

데이터 폭증, 트래픽 동적 변이 심화, 서버 가상화와 클라우드 컴퓨팅 확산, 폭증하는 콘텐츠 수용을 위한 대규모 데이터센터 등장, IT 기반 비즈니스 요구 증가로 유연한 비즈니스 인프라 구축과 운용비 절감이 어느 때 보다 절실하게 요구된다.

[미래 네트워크 미래 인터넷]<17>SDN 기술개발, 표준화 그리고 사업화

2년 전 SDN(Software Defined Network) 기술 개념이 처음 소개된 후 적용 영역이 크게 확대되면서 기술과 제품 표준화 로드맵이 속속 공개되고 있다. 인프라와 인터넷 서비스 연구를 위한 전달 인프라 자체의 오픈플로(OpenFlow) 툴로서 Pre-SDN 단계를 거쳐 공개소스 기반 컨트롤러와 오픈플로 스위치 개념이 정립된 SDN기술은 3단계에 걸쳐 인프라 산업의 에코 시스템을 혁신할 것으로 보인다.

첫 단계는 데이터와 클라우드 센터에 SDN기술이 접목된 것이다. 이는 산업 수요와 기술 장점을 잘 결합한 시나리오다. 데이터 평면과 제어 평면의 분리 개념을 검증하고 오픈스택(OpenStack)과 같은 서버 가상화 기술과 네트워크 가상화 기술을 유기적으로 연계하기 위한 가상 스위치 기술, 데이터센터 사이를 효율적이고 고성능으로 연결해 주는 SDN 오버레이 네트워킹 기술 등이 필요하다.

다양한 데이터 센터용 SDN 컨트롤러와 디바이스 솔루션이 공개되고 시범서비스를 통해 사업성이 검증되면서 데이터 센터를 겨냥한 SDN시장 열기는 뜨겁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서버 시장의 외연 확장으로 오히려 네트워크장비 산업 축소를 가져올 수 있다. SDN 확장성 문제, 포워딩 제어에 국한된 오픈플로 규격 한계, 네트워크 가상화에 대한 실제적 구현의 미진성 등에 대한 진지한 검토가 필요한 대목이다.

다음으로는 SDN이 엔터프라이즈 시장으로 확산되는 단계다. 엔터프라이즈 시장은 효율적으로 통제되는 유무선 액세스, 실시간 다이나믹 시큐리티 응용, 분산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응용, 엔터프라이즈 WAN 기술 등을 수용하며 스마트 엔터프라이즈 환경을 지원한다. SDN 기반 스마트 엔터프라이즈 환경은 대학을 비롯한 교육계·금융·의료·정부기관 등 구성원의 다양성과 IT 인프라의 의존성이 큰 분야에 우선 도입 될 것이다.

마지막 단계는 통신사업자와 MSO 등으로 확산이다. 모바일 데이터 오프로딩, 인프라 전체 자원과 트래픽 상황을 고려한 스마트 콘텐츠 전달, 광 전달망 자체의 가상화 제어와 실시간 관리를 통합적으로 제어하는 개념으로 발전한다. 사업자가 겪고 있는 트래픽 폭증과 수익성 악화를 극복하고 컴퓨팅과 스토리지, 네트워크 자원이 유기적으로 연계되고 다양한 네트워크 응용들이 가상 머신 응용 형태로 손쉽게 지원되는 스마트 인프라 시대를 앞당길 수 있다.

올해 10월 말 독일에서 개최된 `SDN월드 콩그레스`에서는 유럽을 중심으로 SDN 기술 관점을 서비스 사업자까지 외연을 넓혀가고 SDN 표준화를 주도해 왔던 ONF·IETF 등에 이어 ETSI에서도 SDN기술 표준화에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현재 SDN은 1세대 데이터 센터 시장이 활짝 열리고 글로벌 선도 기관을 중심으로 2세대와 3세대 시장을 준비하고 있으나 아쉽게도 우리는 정부지원으로 추진되고 있는 연구망에서 기술 검증 외에는 별다른 연구개발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국가차원의 ICT R&D 통합관리 리더십 확보와 더불어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연구개발 투자, 산업화 노력이 시급한 대목이다.

세계 최고의 브로드밴드 인프라를 자랑하는 우리나라는 이제 유연성과 개방, 공유를 지향하는 스마트 인프라로 거듭나야 한다. 이를 위해 우선 SDN 컨트롤러 기술을 확보하고 스마트 인터넷 응용 기술을 개발하여 KOREN 등 국가 연구망을 기반으로 스마트 교육, 스마트 워크 등 국가 정책과 연계한 시범 서비스를 실현하고, 사업성을 검증하면서 2~3세대 SDN 기술개발을 추진해야 한다.

클라우드 컴퓨팅 소프트웨어와 네트워크 기술 인력을 협력해 국가적으로 부족한 전문 인력자원 문제를 해소하고 새로운 정보통신 인프라 기술 영역을 개척해 조기에 산업화하는 창조혁신 생태계 구축에 힘을 모아야 한다.

김봉태 ETRI 차세대통신연구부문 소장(bkim@etr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