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과학자가 다수 포함된 국제공동연구팀이 고강도 인공근육으로 응용 가능한 `왁스 첨가 탄소나노튜브 섬유`를 개발했다. 이 연구 성과는 15일자 사이언즈(Science)지에 소개됐다.
개발 주역은 오지영 박사를 포함한 미국 텍사스 주립대 알렌 맥달마이드 나노텍 연구소(Alan G. MacDiarmid NanoTech Institute) 연구원과 한국, 호주, 중국, 캐나다, 브라질의 대학 교수, 연구원 등 총 19명으로 구성된 국제공동연구팀이다.
연구팀은 새로운 인공근육의 형태를 연구했고, 이 과정에서 파라핀 왁스를 첨가한 탄소나노튜브 섬유가 자체 무게 대비 10만 배나 더 무거운 물체를 들어 올릴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같은 무게의 사람 근육과 비교해 200배 강한 힘에 85배의 효율적인 활동을 구현할 수 있는 것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꼬임(나선형) 구조를 지닌 탄소나노튜브 섬유에 부피 변화를 일으키는 첨가제로 파라핀 왁스를 이용했다. 왁스를 첨가한 섬유는 전기 또는 빛 에너지를 이용해 가열하면 왁스의 부피 팽창에 의해 섬유 전체의 부피가 증가하고 길이는 수축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번에 개발한 탄소나노튜브 섬유는 전기, 열, 화학 또는 빛 에너지를 이용한 역학적 운동이 가능해 로봇의 인공 근육은 물론, 의료용 삽입관인 카테테르(catheter), 소형 모터, 기능성 직물 제조까지 다양한 분야로 확대 응용이 가능하다.
실제 연구팀의 실험에서 왁스 첨가 탄소나노튜브섬유로 만든 인공 근육은 초당 2500회의 수축 동작을 반복할 정도로 빠른 성능을 나타냈다. 수축·이완 운동이 일어나는 한 주기 동안 4.2kW/kg의 높은 수축성 출력파워밀도가 측정됐다. 이 결과는 일반 내부 연소 엔진의 무게당 출력파워와 비교할 때 4배나 높은 값이다.
레이 바우만 알렌 맥달마이드 나노텍 연구소장 “우리가 개발한 인공 근육은 인간의 실제 근육보다 200배나 더 강하고 빠른 동작을 구현할 수 있다. 가까운 시일 내에 실용화할 수 있는 다양한 응용 연구를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오지영 박사(37)는 부산대에서 학사와 석·박사를 마치고 지난 2006년부터 알렌 맥달마이드 나노텍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