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MHz 대역 무선 송수신기, 해외에서는 불통

900MHz 대역으로 할당된 무선 마이크 등 송수신기가 한국과 일본을 제외한 세계 대부분 국가에서 혼선 문제로 사용할 수 없게 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무선송수신기 업계에 따르면 내년 1월부터 무선 마이크, 인이어폰, 무선 송수신기, 방송 스텝들이 이용하는 통신용 인터컴 등 방송음향기기 주파수가 900MHz(925~932MHz) 대역으로 옮겨지면 국내 사용 장비는 유럽식 `GSM` 이동통신을 쓰는 나라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LTE 방식이 도입되면서 각 나라 주파수를 지원하는 휴대폰을 써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기존에는 국내에서 700MHz 대역을 써 호환 문제가 없었지만 바뀐 주파수 대역에서는 혼선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진 것. 국가에서 배정한 주파수가 아닌 다른 주파수를 써서 혼선을 일으키면 불법이다. 중국· 유럽과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대륙 대부분 국가가 GSM 방식 이동통신 주파수를 900MHz 대역으로 분류해놓고 있다.

무선마이크나 송수신기를 많이 사용하는 여행사, 동시통역 전문 에이전시, 방송사 등에는 이중부담이 된다. 이마저도 주파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 통역·가이드용 무선송수신기 업체 관계자는 “구입해 가는 사람들이 주파수가 바뀐다는 것도, 해외에서 사용할 수 없다는 것도 전혀 몰라서 우리 같은 제조사에서 이야기를 해 주고 있다”며 “하지만 유통사나 일반 대리점에서도 고객에게 공지를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각 국가별 주파수 정책이 달라서 개개인이 확인하고 장비를 사용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