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해외 수입에 의존했던 항공·유도무기·전자제어 등 핵심 SW를 국산화 하고 이를 국내 무기 개발에 적극 적용해 세계 최고의 명품 무기를 만들 계획입니다.”
지난 20여년 이상을 국방 SW 국산화를 위해 노력해 온 이성남 방위사업청 획득기반과장(대령)의 말이다. 이 과장은 궁극적으로 선진국의 의존도를 탈피, 독자적으로 무기체계를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기가 수행하는 기능의 대부분이 SW로 이뤄져 있어 그 중요성이 높다. 미국 국방성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1960년대 생산된 F-4 전투기는 수행하는 기능의 약 8%가 SW에 의해 운영됐지만 최신 전투기인 F-35는 90%가 SW에 의해 운영된다. 이 대령은 “현대전에서는 IT가 전쟁의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며 “그 중심에 SW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국방 SW 수준은 아직 낮은 상황이다. 2010년 국방과학기술조사 결과자료에 의하면 국방분야 SW 기술수준은 선진국 대비 74%에 불과하다. 이러한 이유는 과거 해외 선진국으로부터 무기를 상당부분 수입해 왔기 때문이다. 이 탓에 핵심 기술로 분류되는 임베디드 SW 기술도 철저하게 통제 당했다.
이후 방사청을 중심으로 국방 SW의 국산화에 대한 지속적인 노력을 진행했다. T-50 고등훈련기와 KUH 한국형 헬기, 잠수함, 전차 등을 개발하면서 점차 그 역량을 갖춰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렇게 개발된 국산 SW에 대한 후속지원 조직이 없어 대부분 지속되지 못하고 있다. 이 대령은 “국내개발 무기체계 SW나 확보한 선진 SW 기술을 종합적으로 연구 국산화하는 조직이 없다”며 “이는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군 내 국방 SW 전담 연구조직 창설이 제기되는 이유다.
국방 SW 관련 규정도 상당수 정비했다. 문제는 이렇게 정비된 규정이 정책 수행기관인 국방과학연구소나 국방기술품질원 등에서도 적용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육·해·공군의 현장에서는 더욱 말할 것도 없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사청은 계약 담당자 대상 각종 설명회도 진행했다. SW 관련업체를 대상으로 달라진 규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국방 SW의 국산화를 위해 또 하나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결과 중심의 감사를 개선해야 한다. 현재의 결과중심 감사는 어떤 누구도 창의적인 정신을 갖고 국방 SW 국산화를 추진하지 못한다. 이 대령은 “검증 안 된 국산 SW를 도입해 문제가 발생되면 모두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처벌하는 기준도 개선해 과정과 취지 자체를 반영해야 한다”고 전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