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사업화 개선 시급..IP로 이제 돈 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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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열린 `지식재산 성과확산 포럼 2012`에서 지식재산(IP)업계가 대정부 건의문을 공개한데는 국가R&D사업이 개발 후 관리에 취약하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대학·연구소에서 어렵게 개발하고서 정작 수익화에 인색하다는 것.

이는 무엇보다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고 까다로운 절차를 밟는 게 귀찮기 때문이다. 어렵게 해외에 출원했다가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는 것에 대한 부담으로 지레 출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예산 부족 영향이 크다. 정부에서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국내외 출원·등록비를 고려하지 않자, 근근이 국내에 출원하는 데만 그친다. 업계에서는 국내 등록 특허 가운데 해외 등록 비중이 2~5%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해외에 등록 후에도 연차료를 제대로 내지 않아 특허를 포기하는 것도 이 같은 예산 부족과 관계가 크다.

R&D IP협의회가 제시한 건의문은 이런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국가R&D사업에 IP경비를 직접연구비로 `정률` 계상하자는 것은 정부 예산이 투입해 도출한 결과물은 특허로 관리를 하자는 것이다. 논문공개 이전 특허 검토 의무화도 마찬가지다. 김길해 피앤아이비 이사는 “해외는 국가에 따라 출원에서 등록까지 3~5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이것이 부담스러워 해외에는 출원을 꺼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거절 이유에 따라 상당한 예산이 소요되는 만큼 R&D사업비 일부를 적립해 출원 과정에서 소요되는 비용에 사용하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IP등록비 일부는 정부가 부담하고 나머지는 민간에서 조달하는 방안을 고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해외에 출원한다는 것은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민간 특허펀드에서 투자를 유치해 수익을 배분하자는 것이다.

16일 행사에서는 발명·아이디어 콘테스트 시상도 함께 열렸다. 행사는 기업이 필요한 아이디어·발명을 민관이 콘테스트로 찾아 연결하기 위해 마련했다. 대학·출연연구소 보유 아이디어·발명을 지식재산전문회사(NPE)가 나서서 국내외에 특허로 출원하고 기업 등 수요처에 매각한다. 처음 개최된 행사에는 사용자 경험(UX), 스마트자동차, 헬스케어 세분야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최우수상은 김진석 서울시립대 교수(컴퓨터과학부)에게 돌아갔다. 김 교수는 UX를 활용한 스마트기기 입력장치 발명을 출품했다. 우수상은 윤정원(경산대) 황성재(KAIST) 김동욱(울산과학기술대), 장려상은 정기효(울산대) 이상일(서울대) 장의윤(서울대)씨가 받았다. 우수상 수상 발명은 보행 보조가 가능한 무릎보장구(윤정원) 카메라를 이용한 사용자 단말 센싱장치(황성재) 스마트 차량 위치추적 시스템(김동욱)이다. 심사를 총괄한 민승욱 아이피큐브파트너스 대표는 “수준 차이가 다소 컸지만 훌륭한 발명은 잠재성이 뛰어났다”고 평했다.

이영대 특허청 산업재산정책국장은 “과거에는 발명과 아이디어가 공급자(개발자) 중심이어서 산업계로 이전이 활발하지 않았다”며 “이번 콘테스트는 수요자인 산업계 요구에 맞는 발명을 찾는 구조로 앞으로 행사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아이디어는 주변에서 발견합니다. 제가 필요한 것 또는 주변에서 필요하다는 것의 기술적 해결 방법을 고민합니다.”

콘테스트 최우수상을 받은 김진석 서울시립대 교수가 말하는 아이디어 도출 과정이다. 그가 출품한 세 가지 발명군도 마찬가지였다. 이미 특허 출원해 공개가 가능한 스마트폰 잠금 해지 방법은 김 교수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주변에 노출이 안 되면서 재미있게 잠금 해지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찾았다. 예컨대 암호로 숫자 1을 세팅했다면 카메라로 숫자 1이 쓰여져 있는 것을 찍으면 해지된다.

수상 배경으로는 `상용 가능성`을 꼽았다. 김 교수는 “실용적인 것에 중점을 둬 개발한다”며 “해외에 출원돼 있는지 확인하고 개발에 착수해 좋은 반응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산업계에서 지적하는 대학 연구개발이 이론적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학교는 기초적이고 원천적인 것을 연구해야 한다”며 “다만 그것을 상용화하기 위해 산업계와 자주 만나는 소통의 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발명가가 되기 위해 다독을 주문했다. “전공서뿐만 아니라 과학서·인문서도 수시로 읽습니다. 실용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신문 읽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습니다. 세상이 흘러가는 방향과 세상이 요구하는 것을 신문에서 확인합니다. 신문을 꼼꼼이 읽는 게 발명가에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표】발명·아이디어 콘테스트 수상자 선정 결과

※자료:특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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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