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대선]단일화 불발 우려에 전격 단일화 협상 재개 합의

문-안 두 후보가 18일 저녁 전격 회동을 갖고 단일화 협상 재개에 합의했다. 합의는 단일화 협상 파행 사태로 단일화 불발 우려가 커지는 데 따른 불가피한 조치로 풀이된다.

교착 국면이 장기화되면 단일화 합의정신을 깼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문 후보나 협상 중단을 결정했던 안 후보 모두 책임론이 불거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이해찬 대표 등 민주통합당 지도부 총사퇴로 협상 재개의 걸림돌이 제거된 마당에 회동을 미룰 이유가 없었다. 지도부의 결단이라는 모양새를 취하긴 했지만 지난달 21일 친노(친노무현) 9인방 퇴진에 이어 친노 좌장격인 이 대표까지 물러남에 따라 안 후보가 주장해온 민주당 쇄신이 일정 부분 이뤄졌기 때문이다.

문 후보는 이날 이해찬 대표 등 지도부 총사퇴 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신속한 타결을 위해서 여론조사 방식이든 여론조사+α 방식이든 단일화 방안을 안후보측이 결정하도록 맡기겠다”며 즉각적인 단일화 논의 재개를 촉구했다.

문 후보가 인적쇄신과 단일화 방식 위임으로 배수진을 친 데는 무엇보다 시간이 부족하다는 절박함이 깔려 있다. 시간표상 후보등록(25∼26일) 전 단일화 성사를 위해선 여론조사 외에 선택지가 많지 않다는 현실론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문 후보는 “이미 다양한 단일화 방안 모색은 시간상 불가능해졌으며 여론조사 방식으로 한다고 해도 제대로 된 논의와 실행이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후보등록 전 단일화하려면 늦어도 24일에는 후보를 결정해야 하고 그럴려면 구체적 단일화 방안을 늦어도 20일까지는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도 광주에서 가진 광주·전남지역 언론사 공동인터뷰에서 “오늘 광주 방문 일정을 끝내고 상경하는 대로 이른 시간 내에 문 후보를 만나겠다”며 “서로 신의가 있기 때문에 후보끼리 만나서 얘기하면 모든 오해가 다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 후보가 `단일화 룰` 양보 의사를 피력한 데 대해 “양쪽 지지자의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방법, 민의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의논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일화 협상 재개 선언으로 양측은 19일부터 단일화 방식 협상을 본격화한다. 지금 상태에서는 여론조사 방식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안 후보측도 문 후보가 강조해온 `국민이 참여하는 방식`을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져 안 후보측이 국민참여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방식을 문 후보 측에 제안할 가능성도 있다.

단일화 룰은 두 후보간 담판으로 결정될 수도 있다. 안 후보가 “실무자에게 맡기지 말고 함께 뜻을 모아 문제를 해결하자”고 문 후보에게 제안한 것은 이 같은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