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는 IT가 모든 산업 분야와 결합해 경제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산업고도화를 이끌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 조선·중공업 경쟁력을 유지, 확대시켜 나가는 데 IT융합은 필수입니다.”
침체된 조선경기의 활로를 IT서 찾고 있는 황시영 현대중공업 부사장(59·통합전산실장 겸 중앙기술원장)은 “IT는 제조업 발전은 물론이고 기업 경영 혁신을 위한 최상의 도구”라고 말했다.
최근 현대중공업은 스마트선박 건조와 수출, 스마트조선소 구축 등 성공적인 조선 IT융합 프로젝트에 이어 사내 스마트워크 구현까지 IT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찍이 그는 `가치 혁신`을 외치며 조선과 IT융합을 주장했다. 정부 주도의 제조 IT융합 정책이 쏟아지기 전이다. 가치혁신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 새로운 틀을 만드는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이다.
2005년 현대중공업 CIO로서 그는 가장 먼저 조선 현장 근무 및 관리자의 IT 인식 폭을 넓히는 일부터 시작했다.
황 부사장은 “당시 조선 현장은 빠르게 변화 발전하는 IT를 도입해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단지 무엇을 어떻게 도입할 것인가의 판단이 부족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변화가 두려워 IT 접목을 꺼린다면 영원히 IT를 혁신의 도구로 활용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현대중공업 현장에는 IT 벽을 넘어 IT가 조선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도구라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됐습니다.”
올해 초 PC가상화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도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어려울 땐 정공법이 최고죠. 프로젝트 추진에 앞서 국내외 모든 제품을 철저히 파악했고 도입 후 상황을 시뮬레이션 하는 등 최고의 준비를 했습니다. 전사적으로 설득해 나갔습니다.”
현대중공업 임직원은 이제 더 이상 IT도입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노동집약에서 기술집약 환경으로 변화 발전해 온 조선소는 현재 다양한 아이디어를 수렴해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는 혁신의 현장으로 바뀌었다.
현대중공업의 IT전담 부서인 통합전산실의 위상도 크게 강화됐다.
황 부사장은 “과거와 달리 IT전반 투자가 10배나 많아졌다. 여전히 부족하다고 느끼지만 장비와 조직의 통합 등 IT와 관련해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조선과 같은 제조업 분야에 IT를 융합하면 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물론이고 관련 중소 협력사에도 많은 혜택이 돌아간다”며 “미래 기술뿐 아니라 조선 현장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현대중공업의 IT융합 노력은 조선업 세계 1위 자리를 지켜나가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 말했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