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강호 중소기업들, ESS 사업 잇따라 진출

배터리 업계 전통강호 기업들이 전력저장장치(ESS) 등 2차전지사업에 박차를 가한다. 대기업에 비해 몸집이 가벼운데다 2차전지 셀 생산능력까지 보유해 발 빠른 시장 선점에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차량용 배터리업체인 세방전지·아트라스BX와 1차전지 분야의 벡셀이 중대형 2차전지 시장에 사활을 걸었다.

이들은 삼성SDI, LG화학 등 대기업이 주로 하는 전기차용 배터리나 대규모 ESS보다 다양한 환경의 중소형 ESS시장에 집중하면서 틈새시장을 발굴하겠다는 전략이다.

1997년 세계 세 번째로 전기차용 2차전지를 개발한 벡셀은 가정용 및 가로등용 태양광 연계 ESS 제품을 개발하고 지자체 시장에 뛰어들었다. 최근 국내 배터리관리시스템(BMS)업체와도 손잡고 독일의 가정용 `태양광+ESS` 보급사업을 준비 중이다. 벡셀은 중소기업으로는 드물게 리튬이온 2차전지 생산라인을 갖췄다. 최근 7~10㎾ ESS제품 개발도 마쳤다.

서명수 벡셀 연구소장은 “30년 넘게 전지시장에서 쌓은 기술 노하우로 중소형 배터리시장 선점에 유리하다”며 “실제 시장이 열리는 독일, 일본을 대상으로 특정 아이템에 국한하지 않고 시장이 원하는 제품으로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세방전지와 아트라스BX는 납축전지를 필두로 사업화에 적극적이다. 정부 사업은 리튬이온전지로 사업 참여가 제한됐지만 오랜 납축전지 개발 기술로 수명 등의 단점을 보완해 산업시장에 진출했다. 세방전지는 태양광·풍력과 스마트그리드 융합용으로 1~3㎾ 소형부터 50㎾급 ESS를 개발했으며 최근 300㎾급 전기차 충전기용 ESS 개발에 성공했다. 세방전지는 납축전지 이외에 니켈수소전지(Ni-MH)와 리튬이온전지에도 힘을 쏟는다.

아트라스BX는 스마트그리드 제주실증단지에 대형(1㎿급) ESS 구축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외 시장에 나서고 있다. 납축전지의 전해액 누수를 막는 AGM 방식으로 기존 전지에 비해 수명을 1.5배 연장시켜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최근 양산 자동화 설비로 생산단가도 20~30% 줄였다. 아트라스BX 관계자는 “납축전지의 단점을 보완한 기술을 앞세워 일본과 미국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며 “이미 차량용 배터리 브랜드로 글로벌 인지도를 확보한데다 일본과 미국의 납축전지 시장이 활발해 시장 접근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