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2차전지 시장 판도가 각형·원통형에서 폴리머 타입으로 바뀔 조짐이다. 글로벌 시장점유 선두기업인 삼성SDI와 LG화학이 리튬이온 폴리머 2차전지의 생산설비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수요에 대응하고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와 LG화학은 내년 리튬이온 폴리머 2차전지 생산량을 30% 안팎에서 확대할 예정이다.
스마트폰, 울트라북 등 모바일 제품이 더욱 얇아지고 이동성이 강조되면서 폴리머 2차전지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남에 따른 복안이다. 소형 전지 세계 1위의 삼성SDI와 3위 LG화학은 시장 수요 확대에 대비에 생산설비 증설과 제품 차별화에도 나선다.
최근 SNE리서치 발표에 따르면 2012년 상반기 리튬이온 2차전지 상반기 출하량은 23억9000만셀로 집계 됐다. 이 가운데 원통형 셀이 39.8%, 각형이 38.9% 폴리머가 21.3%를 차지했다. 원통형과 각형은 매년 5%, 3%가량 감소하는데 반해 폴리머는 36%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폴리머는 5억600만셀이 출하돼 올해 10억만셀을 훨씬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폴리머 전지를 채택하는 모바일 제품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폴리머 시장이 떠오르면서 중국 업체들의 추격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애플에 가장 많은 물량을 공급하는 중국 ATL은 폴리머 분야에서 삼성SDI보다 많은 25.6%를 차지, 1위를 달성하며 생산라인의 99%를 폴리머에 집중하고 있다. 세계 5위의 리센은 내년 3조원을 투입해 2차전지 생산설비 등 전반 투자를 대거 늘릴 계획이다.
이에 삼성SDI와 LG화학은 폴리머 전지 생산 경쟁력에 적극 나선다. 삼성SDI는 말레이시아 세렘반 공장에, LG화학은 중국 남경공장에 폴리머 생산설비를 확충할 계획이다. LG화학은 폴리머 전지 연간 생산능력을 4800만셀 추가해 2억6000만셀을 생산하고 삼성SDI도 연간 1억2000만셀을 추가해 3억셀 이상을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량을 넘어 제품 차별화에도 나설 방침이다. 제품의 슬림화 트렌드에 맞춰 소재 차별화를 통한 고성능의 폴리머전지 개발에 주력하는 한편, 제조 기술을 통해 얇고 대면적의 전지 개발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폴리머 전지는 기존 공급선뿐 아니라 추가로 다양한 분야의 채용이 늘고 있다”며 “검토 중인 해외 공장 증설과 핵심 고객용 제품을 적기 개발해 공급에 주력함으로써 높은 성장세의 폴리머 시장에서도 세계 1위의 위상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