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남부 인큐베이터에 가다]서울벤처인큐베이터 `박스피쉬`

윤남석 박스피쉬 대표
윤남석 박스피쉬 대표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이 세계 3위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뽀로로` 정도 외에는 기억에 남는 토종 애니메이션이 없기 때문. 실제로 그렇다. 한국은 지금까지 외산 애니메이션을 그려주는 외주 기지 역할만 해왔다. 박스피쉬(대표 윤남석) 역시 미국 TV시리즈 `배트맨`, `스파이더맨`, 일본 `유희왕` 등을 제작해주던 전형적인 애니메이션 제작사다. 9년 전부터 팀원을 모아 프로젝트형식으로 일을 해오다 2009년, 자체 기획을 해보자고 뜻을 모으고 법인을 설립했다.

윤남석 대표는 “우리나라는 2D 애니메이션에 강점이 있는데 돈을 많이 들여서 3D로 돌파구를 찾는 걸 보고 이건 아니다라고 생각했다”고 설명을 시작했다.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기획력과 스토리가 빠져있으면 관객은 반응하지 않는다는 것. 기술력은 충분했다. 3D 영상기술과 2D 기술을 자유자재로 쓰면서 내용을 잘 전달하는데만 신경을 써야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좋은 스토리를 짜기 위한 기획을 시작했다.

서울디지털밸리에 있는 콘텐츠 제작업체와 협력해 `제2의 뽀로로`를 꿈꾸는 `둥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었다. 둥이가 등장하는 `나는 잘해요` 시리즈는 아이들이 갖고 있는 장점을 둥이를 통해 일깨워 주는 동화다. 애니메이션과 동화책이 먼저 나왔다. 각 협력사 회사의 특성에 맞게 캐릭터는 더욱 분화해갔다. 유앤비테크와 제이투와이소프트에서 게임과 모바일 기기용 앱을 제작했다. 사이버치킨, TRTB에서는 플래시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 손오공과 코콘그룹을 통해 캐릭터를 완구로 만들었다. 둥이는 점토로도 만들어져 정부기관에서 주최하는 어린이 행사에 등장해 인기를 끌기도 했다.

벤처기업이 뭉쳐 시작한 도전기는 아직까지는 순항 중이다. 윤 대표는 “애니메이션을 통해 아이들의 자존감을 키워주고 작은 업체들이 협력해서 성과를 내는 모델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