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남부 인큐베이터에 가다]서울벤처인큐베이터 `비전마루`

오영훈 비전마루 대표
오영훈 비전마루 대표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저장해주는 디지털영상저장장치(DVR)는 중국 저가 공세에 밀려 국산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2010년 11월, 이 시장에 겁 없이 뛰어든 DVR 회사가 있다. 비전마루(대표 오영훈)는 고선명(HD) CCTV 기반 DVR를 개발해 DVR 종가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회사다.

DVR 업체 티오엠테크놀로지 연구소장 출신인 오영훈 대표와 팀원이 주축이다. 승부수는 품질에 뒀다. 오 대표는 “DVR에서도 언젠가는 HD급 화질을 찾는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봤다”며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개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HD시장이 생각보다 빨리 성숙하지는 않았다. 또 다른 방법을 고민해야 했다.

이 때 떠오른 건 하이브리드 형태 DVR다. 보통 가게나 건물 곳곳에 CCTV를 달아놓고 한 곳에서 통제한다. 비전마루는 이에 착안해 일반화질(SD)과 HD를 조합한 DVR를 개발했다. 만약 편의점이라면 가장 선명하게 보여야 할 카운터에만 HD카메라를 달고 나머지는 SD를 다는 식이다. “화면 프레임 속도(rate)를 카메라당 적게 조절하면 칩 하나로 구동이 가능하다”며 “저렴한 가격에 선명한 화면을 순간포착하고 사람들 동선까지 파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카메라까지 최적화된 형태로 묶어 패키지로 판매하는 전략을 짰다. 먼 거리에서도 PC·스마트폰에서 카메라를 통제할 수 있도록 운용체계(OS), 브라우저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지원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짰다. 고정 인터넷프로토콜(IP)을 없애 네트워크 설정도 간편하게 바꿨다. 소프트웨어는 이메일이나 USB를 통해 쉽게 업그레이드 할 수 있도록 했다. 오 대표는 “기술력에 중국산과 경쟁할 수 있는 가격까지 갖췄다”며 “올해 6월부터 전 세계에서 판매처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