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간장 소비량의 절반 이상을 생산하는 샘표식품의 이천공장이 꾸준한 설비 투자로 친환경공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 2000년 환경경영시스템 인증(ISO 14001) 획득을 시작으로 태양열로 유류연료 대체와 이산화탄소를 대폭 줄이는가 하면 버려지는 간장 찌꺼기를 가축사료와 열에너지로 재활용했다. 최근에는 IT를 접목한 실시간 관리로 효율적인 에너지 운영설비와 자체 폐수 정화시설까지 갖췄다.
간장은 주재료인 콩을 높은 온도와 압력에서 찐 후 메주를 쑤고 이를 소금물에 담가 발효탱크에서 숙성시킨 뒤 살균하는 과정을 거쳐 탄생한다. 특히 콩을 찌고 살균할 때는 많은 양의 열이 필요하다. 샘표는 지난 2010년에 이천공장에 총 면적 489.6㎡의 태양열 집열기(태양열을 모으는 집열 장치)를 설치해 간장을 만드는데 필요한 열에너지로 활용하고 있다. 태양열 집열기는 집열기와 축열탱크 온도 차이에 의한 차온 제어방식을 이용해 자동으로 순환펌프를 가동해 축열탱크에 온수를 저장한다. 여기에 모인 에너지는 하루 평균 85만1000kcal로 연간 3만5770ℓ의 석유를 절약하는 효과가 있다. 이는 매년 9만4000㎏의 이산화탄소 감축과 함께 해마다 1만8800그루의 소나무를 심는 효과와 같다. 샘표는 태양열 설비로 연간 6200만원 상당의 유류연료 대체효과를 얻고 있다.
간장을 짜고 남은 찌꺼기도 재활용하고 있다. 간장을 짜고 나면 `간장박(장유박)`으로 불리는 메주 찌꺼기가 남게 되는데 과거에는 하루 7톤가량의 간장박을 수억원의 비용을 들여 폐기했다. 하지만 다양한 영양소와 성분이 들어있는 간장박이 가축사료로 재평가되면서 별도 추가 설비 없이 폐기물 배출과 처리비용을 모두 줄였다. 추가로 간장박은 생산 공정에 필요한 에너지로도 다시 활용되고 있다. 소각보일러(처리용량 1500㎏)를 설치해 간장박을 소각 처리하면서 발생하는 고온의 열을 이용해 생산 공정에 증기를 공급하며 석유 연료 대신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기오염방지를 위해 굴뚝 TMS(Smokestack Tele-monitoring System)를 설치해 원격 감시 체계를 마련했다. 이천공장의 굴뚝 자동측정기기는 먼지와 아황산가스, 질소산화물 등 7가지 오염물질과 산소, 온도, 유량 등 3개 항목을 실시간으로 측정해 환경공단에 전송한다. 전송된 데이터가 기준치를 초과하면 환경공단과의 공동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공기오염 신호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 했다.
간장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를 정화하는 자체 시설도 운영 중이다. 이 설비는 `혐기성 소화조`를 도입해 미생물을 이용한 생물학적인 처리방법을 정화에 활용했다. 이 공법은 산소가 없는 상태에서도 살 수 있는 생물을 이용해 오염된 물을 분해하게 된다. 폐수의 포함된 유기화합물을 혐기성 미생물이 섭취하는 방식으로 오염된 물질을 분해해 메탄가스, 탄산가스, 암모니아, 물 등의 무기화합물로 방출한다. 이 때 메탄가스는 가스보일러의 원료 등으로 이용하고 발생된 열은 생산에 다시 사용한다.
오경환 이천공장 공장장(상무)은 “처음에는 깨끗한 간장을 만든다는 목표로 시작했는데 환경문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실천하다 보니 공장 자체와 생산 시설이 친환경으로 바뀌고 있다”며 “향후 샘표 공장을 미래 친환경공장이자 폐기물 없는 공장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