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11조 들인 오토노미 인수 후회? "몸값 부풀린 심각한 회계 부정 발견"

HP가 4분기 및 2012회계연도 전체 실적 결과를 공개하면서 오토노미 인수에 심각한 회계 부정이 있었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현지시각) HP는 자사 웹사이트에 2012년 4분기 매출 300억달러(전년 동기 대비 7% 하락), 2012회계연도 전체 매출 1204억달러(전년 대비 5% 하락), 주당 손실 6.41달러의 실적 내역을 게재했다.

HP, 11조 들인 오토노미 인수 후회? "몸값 부풀린 심각한 회계 부정 발견"

이 중 자산관리(Asset Management) 항목 설명에서 “2012년 4분기 소프트웨어 사업부문의 무형자산과 영업권 손실(impairment of goodwill)에 따른 비현금비용이 약 88억달러 발생했다”고 서술했다. 또 이 손실의 주요 원인은 지난해 영국의 데이터 관리 소프트웨어 전문업체인 오토노미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심각한 회계 부정(serious accounting improprieties)`에 있다고 공개했다.

HP에 따르면 오토노미 경영진은 몸값을 높이기 위해 매출, 성장률과 수익 등 기업 가치를 부풀렸으며 미래 재무 가치도 높였다는 것이다. HP는 별도의 보도자료를 통해 “오토노미의 재무 이력 결과에 대한 PwC의 감사 등 HP 내부적으로 조사에 착수해 이같이 밝혀냈다”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감시국(Enforcement Division)과 영국 중대비리수사국(Serious Fraud Office)에 사건을 의뢰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오토노미의 전임 CEO인 마이크 린치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잘못된 행위도 없었다고 부정했다. 마이크 린치는 “오토노미의 전임 관리자들은 오늘 소식에 큰 충격을 받았으며 모든 혐의를 단호히 부인한다”고 언급했다.

메그 휘트먼 HP CEO는 레오 아포테커 전임 CEO와 셰인 로빈슨 최고전략책임자(CSO221) 등 HP 전임 경영진들이 이러한 부적절한 회계 오류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면서 HP 전임 경영진에 책임이 있음을 시사했다.

HP는 지난해 8월 레오 아포테커 전임 CEO 체제에서 102억달러(한화 약 11조517억원)를 들여 오토노미 인수를 단행했다. 레오 아포테커는 PC와 모바일 등 저수익 사업부를 없애고 기업용 소프트웨어 비즈니스에 무게중심을 두려 했으나 HP 이사회에 의해 갑작스럽게 해고됐다. 후임인 메그 휘트먼 CEO는 PC와 모바일 사업부를 도로 살렸으며 사실상 레오 아포테커 전임 CEO의 결정과 반대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HP의 4분기 및 2012회계연도 전체 실적 발표는 HP 웹사이트(http://h30261.www3.hp.com/phoenix.zhtml?c=71087&p=irol-newsArticle&ID=1760639&highlight=)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