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지도데이터 공급, 브이월드 vs 구글 `치열한 한 판`

군사 영상지도 제작을 위한 지도데이터 공급을 놓고 토종인 `브이월드`와 구글의 한 판 격돌이 예고됐다. 구글은 우리나라 국방 분야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시장 공략에 나섰고 공간정보산업진흥원은 브이월드와 국방망을 연결, 지도데이터를 제공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구글은 21일 국방SW산학연협회 조찬 포럼에서 국방부 등 군 관계자를 대상으로 `구글 엔터프라이즈 지오 솔루션` 설명회를 개최했다. 지오 솔루션은 구글의 5대 기업용 솔루션 중 하나로 지도데이터와 지도웹서비스가 가능한 패키지 제품이다. 미국 국방성을 비롯해 다수 국가에 공급했다.

구글 관계자는 “지난 5월 지오솔루션을 출시한 이후 국방부 지형정보단 등 다양한 기관과 접촉하고 있다”며 “지오솔루션은 3D기반 군사지도 제작, 작전에 활용하는데 최적화된 제품”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내년 상반기에 국방부에 지도데이터 등을 공급하는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국가 공간정보를 통합 제공하는 브이월드도 국방부에 지도데이터 제공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브이월드에 있는 공간정보를 국방망에 연결해 제공하는 사업을 내년부터 추진한다. 공간정보산업진흥원이 운영하는 브이월드는 국가가 지도데이터를 생산, 운영하기 때문에 업데이트 주기가 빠르고 고정밀도 영상을 제공하는 것이 장점이다. 지난 9월부터는 아리랑2호를 이용해 북한 전지역 대상 1m급 해상도의 영상지도도 서비스하고 있다.

군 내부에서는 지나치게 외산 제품에 의존해 자주국방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군내 지리정보시스템 엔진도 대부분 ESRI 등 외산제품이 적용됐다. 지도데이터마저 구글에서 제공받으면 전시상황 시 위험한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김종모 국방정보본보 지형기상정책과장은 “전시 상황에 표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50㎝급 고해상 영상지도가 필요하다”며 “그러나 구글이 제공하는 영상지도는 이 수준에 못 미친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군 내에서 지형정보와 영상정보가 융합된 지리공간정보를 구현하는 등 지리공간정보 활용이 확대돼 지난해 7월 국방부 직속 국방지형정보단을 창설했다. 국방지형정보단은 육군지형정보단을 모체로 해·공군과 해병대 전문 인력을 충원해 156명으로 구성됐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브이월드=정부가 10여년간 축적한 공간정보 기반으로 구축한 오픈 플랫폼의 이름이다. 브이월드를 통해 2차원과 3차원 공간정보 데이터를 오픈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방식으로 민간에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제공하는 공간정보는 지도 데이터는 물론이고 건물이나 지역 정보도 포함돼 있어 기능 면에서 구글 지도서비스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