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기로에 섰다. PC 시장 강자 인텔은 최근 몇 년간 부단히 `모바일 클릭`을 해왔다. 그러나 이렇다 할 만한 성과는 아직 없다. 최근 인텔과 삼성의 합작품인 운용체계(OS) `타이젠`이 삼성 자체 OS인 바다와 통합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성공 여부는 오리무중이다.
◇인텔 “AP, 코어 개수로 경쟁하지 않는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호환성 좋은 OS는 모바일 컴퓨팅 기업의 필수 요소다. 인텔의 대표적인 저전력 솔루션은 아톰 프로세서다. 이 중 모바일용으로 나온 메드필드 프로세서는 싱글코어 기반이다.
인텔 프로세서 기반의 스마트 기기 시장점유율은 아직 전체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PC CPU로는 아톰 프로세서가 전력효율이 좋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모바일 CPU로는 합격권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전했다.
인텔코리아 관계자는 “메드필드는 그간 전력효율이 많이 개선됐다”며 “조만간 적용될 22나노미터(㎚) 공정을 결합하면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보이며 시장의 성패는 성능보다 사업자들의 채택여부가 중요한 때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코어 개수보다 멀티코어를 풀가동할 만한 콘텐츠나 OS가 받쳐주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게 인텔의 가치관”이라고 덧붙였다.
인텔은 현재 모바일 듀얼코어 AP 시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내년께 발표할 예정이다. 쿼드코어 AP 출시 계획은 아직 없다.
◇타이젠+바다 시너지? `글쎄...`
타이젠은 높은 호환성으로 스마트폰뿐 아니라 다양한 기기에 탑재할 수 있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자체 프로세서 없이는 반쪽짜리 모바일 컴퓨팅이라는 평가도 따른다. 지난 상반기 개발자들에게 제공됐던 타이젠폰 시제품 역시 ARM 코어 기반으로 제작됐다.
또 바다와 타이젠의 통합은 OS 통합이 아닌 개발환경 공유라는 현실적인 안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다가 지금처럼 저사양 스마트폰에 공급되면 타이젠은 ARM코어 기반으로 고사양 스마트폰을 포함한 폭넓은 기기에 적용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탈안드로이드의 하나로 타이젠을 보지만 아직 확신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며 “인텔 역시 모바일 사업 초기이기 때문에 당분간 타이젠보다 안드로이드 OS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