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엔젤투자 규모는 2000년을 기점으로 하락을 거듭했다. 지난해에는 결성된 엔젤펀드가 하나도 없었다. 엔젤투자액은 296억원에 그쳤다. 국내 벤처 생태계에 엔젤이 없다는 말까지 나왔다.
정부가 스타트업 기업을 지원하고 엔젤투자 활성화를 위해 `엔젤투자 전문회사` 다섯 곳을 선정한다는 소식이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두 곳과 기술사업화회사 세 곳이다. 액셀러레이터는 스타트업 육성 생태계 조성을 담당하고, 기술사업화회사는 지식재산권(IP) 사업화를 돕는 역할을 한다.
특이한 것은 엔젤투자 전문회사가 스타트업에 1억원을 투자하면 정부가 같은 금액을 추가로 투자해준다는 점이다. 규모는 엔젤투자 전문회사 당 10억원이고 한 번 투자하는 한도는 2억원이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투자 가뭄으로 허덕이던 엔젤투자 활성화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행스럽게도 올해에는 13개 엔젤펀드(56억1000만원)가 결성되는 등 엔젤투자가 회복 기미를 보인다. 여기에 엔젤투자 전문회사가 활성화하면 올해 엔젤투자 규모도 1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도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실리콘밸리 벤처 생태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와 IP로 사업화를 돕는 기술사업화회사로 벤처 생태계의 한 축을 형성하게 한 점이다. 액셀러레이터와 기술사업화회사는 단순히 투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스타트업 기업에 멘토를 연결해 주기도 하고 함께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하는 동반자 역할까지 한다.
엔젤투자는 초기 벤처 생태계를 형성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존재다. 사라져 가던 엔젤투자가 다시 기지개를 켜는 상황에서 엔젤투자 전문회사 탄생 소식은 반가운 일이다.
정부는 엔젤투자 전문회사를 올해 시범 운영한 후 내년에 추가 선정 여부를 결정한다고 한다. 엔젤투자 증가와 벤처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엔젤투자 전문회사 제도는 성공적으로 안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