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엔젤투자 전문회사 안착 성공해야

국내 엔젤투자 규모는 2000년을 기점으로 하락을 거듭했다. 지난해에는 결성된 엔젤펀드가 하나도 없었다. 엔젤투자액은 296억원에 그쳤다. 국내 벤처 생태계에 엔젤이 없다는 말까지 나왔다.

정부가 스타트업 기업을 지원하고 엔젤투자 활성화를 위해 `엔젤투자 전문회사` 다섯 곳을 선정한다는 소식이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376 두 곳과 기술사업화회사 세 곳이다. 액셀러레이터는 스타트업 육성 생태계 조성을 담당하고, 기술사업화회사는 지식재산권(IP) 사업화를 돕는 역할을 한다.

특이한 것은 엔젤투자 전문회사가 스타트업에 1억원을 투자하면 정부가 같은 금액을 추가로 투자해준다는 점이다. 규모는 엔젤투자 전문회사 당 10억원이고 한 번 투자하는 한도는 2억원이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투자 가뭄으로 허덕이던 엔젤투자 활성화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행스럽게도 올해에는 13개 엔젤펀드(56억1000만원)가 결성되는 등 엔젤투자가 회복 기미를 보인다. 여기에 엔젤투자 전문회사가 활성화하면 올해 엔젤투자 규모도 1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도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실리콘밸리 벤처 생태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와 IP로 사업화를 돕는 기술사업화회사로 벤처 생태계의 한 축을 형성하게 한 점이다. 액셀러레이터와 기술사업화회사는 단순히 투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스타트업 기업에 멘토를 연결해 주기도 하고 함께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하는 동반자 역할까지 한다.

엔젤투자는 초기 벤처 생태계를 형성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존재다. 사라져 가던 엔젤투자가 다시 기지개를 켜는 상황에서 엔젤투자 전문회사 탄생 소식은 반가운 일이다.

정부는 엔젤투자 전문회사를 올해 시범 운영한 후 내년에 추가 선정 여부를 결정한다고 한다. 엔젤투자 증가와 벤처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엔젤투자 전문회사 제도는 성공적으로 안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