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단일후보로 선출되기 위해 21일 TV토론을 갖고 공방전을 펼쳤다.
두 후보는 이날 서울 백범 기념관 대회의실에서 정관용 교수의 사회로 100분 동안 서로 정치, 경제, 사회, 외교통일 등 4개 분야 질문을 주고 받으며 팽팽하게 대결했다. 차분했지만 때로는 날카로운 지적이 이어지는 등 긴장감있는 토론이 이뤄졌다.
처음부터 두 후보는 지지부진한 단일화 룰 협상을 위해 22일 만날 것을 약속했다. 문 후보가 “내일 당장 만나자”고 제안하자, 안 후보는 “내일이라도 만나 좋은 방안들이 도출됐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에따라 협상 과정에서 정회와 속개를 거듭하며 평행선을 달린 단일화 룰 협상이 두 후보간 담판으로 합의점을 찾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경제민주화 공약에 대한 공방도 오고갔다. 안 후보가 “문 후보가 참여정부 민정수석 당시 법인세를 인하하고 출총제를 완화했다”고 꼬집자 문 후보는 “당시는 신자유주의 조류로 세계가 법인세 인하 분위기였고 한나라당이 주도적으로 요구하고 민주당이 동의했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이어 “출총제도 실효가 없어서 폐지했는데 결과적으로 재벌의 문어발 확장과 골목상권 침범 등을 초래했다”며 “잘못된 정책이었다”고 인정했다.
재벌의 순환출자 해소문제도 화두였다. 문 후보는 “안 후보가 재벌개혁을 주장하는데 기존 출자 해소 없이 경제민주화 가능하겠냐”고 지적하자 안 후보는 “1단계로 신규 출자를 막고 재벌이 문제 해결책을 내놓지 않으면 2단계로 기존 출자 해소하겠다는 것”이라 대응했다.
문 후보는 안 후보의 정부조직개편안 문제점도 지적했다. 문 후보는 “안 후보가 금융위를 해체해 금융정책업무를 기획재정부에 넘기겠다고 했는데 이렇게 되면 가뜩이나 거대기구인 기재부가 공룡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금융위 해체의) 원래 목적은 금융감독원을 두개로 분리하는 것”이라며 “금융위의 금융정책이 기재부로 가는걸로 되어있지만 거대기구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인수위에서 (기획재정부의) 업무를 재조정하겠다”고 말했다.
새정치공동선언에서 명시한 의원정수 조정 문구 해석을 두고도 공방이 이어졌다. 문 후보는 “양측의 의견이 달라 조정이라는 문구를 쓴 것인데 안 후보는 계속 축소로 해석하고 있다”며 “안 후보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조정이라고 하면 확대는 아닐 것”이라고 물러서지 않고 반박했다.
두 후보는 복지가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면서도 `선별적 복지`와 `보편적 복지`를 구현하는 방식에 대해선 이견을 보이기도 했다.
새누리당은 TV토론이 진행되는 중에 이례적으로 논평을 내놓고 “기대했던 것보다는 밋밋했다”며 “상식적인 이야기와 모호한 질문, 응답이 오고갔을뿐 대통령 후보로서 자질과 능력, 경륜을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비판했다.
안형환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아직 대통령 후보로서 준비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정책 대신 단일화 방법을 놓고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하고,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후보 자질과 능력 검증이라는 토론회 본 목적과 거리가 멀어보였다”고 밝혔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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