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필름의 미러리스 카메라 신제품 `X-E1`은 DSLR 사용자의 마음을 흔들 만한 무기를 다수 갖췄다. 아날로그 필름 카메라에 근접한 색감이나 사용감을 원하는 DSLR 사용자라면 특히 눈여겨볼 만하다.
반면에 인물·풍경·야간·노을모드 등 기본 세팅된 촬영모드를 주로 사용하는 초보자에게는 생소하고 다소 불편하다. 매크로(접사) 모드 외에는 별 다른 촬영모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만 카메라에 관심을 갖는다면 점점 빠져들게 만드는 매력이 크다. 후지필름 카메라 특유의 풍부하고 부드러운 색감을 바탕으로 다양한 촬영값을 설정하며 찍는 재미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촬영값을 간편히 설정할 수 있기 때문에 불친절하지만 빠져나오기 힘든 `나쁜 남자` 같은 카메라다.
X-E1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조리개나 셔터 우선 모드, 수동모드를 즐겨 사용하는 환경에 최적화됐다. `Fn` 버튼으로 자주 사용하는 모드를 설정해 놓으면 가장 빠르게 설정모드에 접근할 수 있다. 촬영 환경에 따라 조리개나 셔터 수치를 바꾸는 점을 감안해 사용자가 즐겨 사용하는 설정 모드를 여러 개 저장해 놓으면 필요할 때 바로 적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후지필름 카메라를 처음 접하는 사용자라면 노출 보정과 셔터스피드를 다이얼로 쉽게 설정할 수 있는 것도 인상적이다. 카메라 대부분이 메뉴에 접속해 수치를 변경하도록 구성하지만 다양한 설정 변경을 즐기는 사용자를 위해 설정이 편리하도록 외부 다이얼을 제공한다.
고사양 모델인 X-프로1과 동일한 APS-C 규격의 X-트랜스 CMOS 이미지센서를 적용해 동일한 수준의 고해상도 이미지를 제공하면서도 무게는 전작 대비 100g 정도 가벼워진 350g이다.
후지필름 특유의 아날로그 카메라 색감을 제공하는 `필름 시뮬레이션` 기능은 사진 찍는 재미를 더한다. 프로비아, 벨비아, 아스티아, 모노크롬, 세피아 등으로 인물·풍경 등을 촬영하고 이를 236만 화소 OLED 전자식 뷰파인더로 미세한 차이를 확인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X-E1은 RF 필름 카메라 외관을 재현해 아날로그 카메라의 향수를 재현한다. 18-55㎜ 줌렌즈를 장착하면 타사 제품 대비 다소 무겁게 느껴질 수 있으나 부담스럽지 않은 묵직한 매력도 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