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1월 토요타의 신형 캠리를 시작으로 2012년 한 해 동안 수입차 시장의 대중적인 중형 세단들이 거의 대부분 풀 모델 체인지를 거치며 신차로 재등장하여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8월에는 폭스바겐 파사트, 10월에는 닛산 알티마가 나왔고, 12월에는 혼다 어코드와 포드 퓨전이 출시될 예정이다. 10월에 출시된 2013 스바루 레거시는 신형 엔진을 적용한 부분 변경 모델이지만, 나머지는 모두 새로운 세대로 넘어간 신차들이다. 치열해진 시장 분위기를 반영한 듯 하나같이 성능과 디자인, 연비는 업그레이드하고 가격은 낮추는 등 총공세의 양상을 보여주고 있는 이 차들은 3천만 원 대 중반부터 시작하는 가격대에 포진하며 주로 국산 준대형 차를 선택하려던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이 차들의 공통점은, 브랜드의 국적에 관계없이 모두 미국에서 생산된다는 점이다. 거대시장인 미국에 투입하는 모델들이다 보니, 현지 생산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자 한 것이다. 미국 중형차 시장에서 이들과 경쟁하는 쏘나타가 현대차의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되는 것과 마찬가지이유다. 참고로, 미국 중형차 시장에서 올해 들어 지난 10월까지의 판매량으로 1,2,3위를 달리고 있는 것은 캠리, 어코드, 알티마이다. 이들의 판매량은 각각 344,714대, 276,196대, 258,663대로, 중형차는 물론 승용차 시장을 통틀어 TOP3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과 더불어, 비교의 잣대가 될 수 있는 국산차 2종을 함께 살펴봤다. 중형급에서는 국산차 대표라 할 수 있는 현대 쏘나타를, 준대형급에서는 최근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기아 K7을 골랐다.

토요타 캠리
올해 초, 가장 먼저 포문을 열었던 7세대 캠리는 ‘103가지 변화’와 김태희를 앞세워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다. 10월까지의 판매대수는 4,640대로, 지난해 연간 판매량의 두 배를 넘어섰다.
국내 판매모델은 미국 판매 모델 중 최상위인 2.5 가솔린 XLE와 2.5 하이브리드 XLE의 두 가지로, 수입 중형차 중 유일하게 하이브리드 버전을 제공한다. 한국 토요타는 유럽 브랜드의 디젤 모델들에 대한 대항마로 국내에 하이브리드 붐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는데, 캠리의 경우 판매량의 30% 이상을 하이브리드가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캠리 하이브리드는 새로 개발한 파워트레인을 탑재해 구형보다 20% 향상된 23.6km/L(구 연비 기준) 의 연비를 제공하며, 합산출력은 203마력이다. 2.5리터 4기통 엔진을 얹은 가솔린 XLE 역시 6.6% 향상된 12.8km/L(구 연비 기준)의 연비를 달성했다. 기존 엔진의 경량화와 효율화로 성능과 연비에서 모두 향상을 이루었다. 출발 직후의 엔진 회전수의 상승을 억제하고 동력 전달효율을 향상시켜 부드러운 주행을 실현했다. 엔진 최고출력은 181마력이고 6단 자동변속기를 쓴다.
스포티한 외장과 현대적인 실내에 기술적인 선진성을 디자인으로 표현한 캠리는 차체를 구형보다 키우지 않으면서도 뒷좌석 탑승자의 다리 공간을 15mm확대하는 등, 넓고 쾌적한 실내 공간을 실현했다. 전장 4,805mm, 전폭 1,820mm, 전고 1,470mm, 휠베이스 2,775mm의 차체는 경쟁 모델들에 비해 작은 편이다.
7세대 캠리는 ‘양품염가(良品廉價)’ 정책에 따라 이전보다 가격을 낮추었지만, DMB/내비게이션/후방카메라를 볼 수 있는 7인치 고해상도 화면, 블루투스 핸즈프리 및 오디오, HID 헤드램프, 조수석 전동시트, 선루프를 기본 장착했으며, 동급 최초로 조수석 무릎에어백과 뒷좌석 사이드 에어백을 채택하는 등 10개의 에어백을 갖추었다.
가격은 2.5 가솔린 3,350만원, 하이브리드는 4,240만원이다.

닛산 알티마
5세대 알티마는 6월 미국 출시에 이어 4개월 만에 한국 땅을 밟았다. 기존 알티마가 가지고 있었던 다이내믹 디자인에 입체감과 세련미를 더한 새 외관이 눈길을 끈다. 전장 4,860mm, 전폭 1,830mm, 전고 1,470mm, 휠베이스 2,775mm의 커진 차체를 바탕으로 넓어진 실내 공간을 제공하며, NASA의 연구에서 영감을 얻은 저중력 시트를 적용해 주행 피로를 최소화 해준다. 경쟁 모델들 대비 고급스러운 실내 마감을 갖추었고, 구형에서 지적받아온 소음도 줄였다.
엔진은 3.5리터 V6가 273마력, 2.5리터 4기통은 180마력이다. 여기에 신세대 엑스트로닉 CVT의 적용으로 응답성과 내구성, 연비를 끌어올린 것이 포인트이다. 복합연비 기준, 2.5 SL 모델의 경우 12.8km/L, 3.5 SL 모델은 10.5km/L의 연비를 실현해 동급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액티브 언더 스티어 컨트롤을 탑재해 안정적인 코너링이 가능하도록 했으며, 새로운 후방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적용해 민첩한 핸들링 및 편안한 주행 환경을 제공한다.
보스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 인텔리전트 키, 시동 버튼, 블루투스 핸즈프리 및 오디오 시스템, DMB/내비게이션/후방카메라를 지원하는 7인치 컬러모니터를 기본 장착했다.
가격은 2.5 SL이 3,350만원, 3.5 SL은 3,750만원이다.

혼다어코드
올해 일본 대표 중형차 3인방의 세대교체 마무리는 9세대 어코드가 맡는다. 12월 출시될 어코드는 이전보다 고급스러움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휠베이스(2,775mm)는 짧아졌지만, 뒷좌석 다리공간을 포함한 실내 치수와 적재용량은 오히려 증가했다. 덕분에 실용성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스포티한 외관과 반응성 높은 핸들링, 향상된 주행 성능을 실현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차체 크기는 전장 4,890mm, 전폭 1,850mm, 전고 1,465mm로, 특히 길고 넓다.
국내에는 2.4모델과 3.5모델이 출시되는데, 2.4의 경우 북미시장용 혼다 차로는 최초로 가솔린 직분사 기술을 적용한 모델이다. 여기에 CVT 변속기를 조합해 성능과 연비를 모두 높였다. 3.5 V6 엔진은 주행 조건에 따라 6기통 중 3기통을 정지시키는 VCM 기술을 업그레이드 해 효율을 높였다. 최고출력은 282마력이고, 최대토크는 34.8kgm이다. 3.5 엔진은 공회전부터 최대토크 발생시점까지의 실용 영역 토크가 확연히 높아졌고, 연비는 4% 개선됐다. 3.5모델에는 기존 5단 대신 6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된다.
신형 어코드에는 시동 버튼, 스마트키, 터치 스크린 오디오, 원터치 턴 시그널 램프, 후방카메라, LED라이트, 힐 스타트 어시스트, 우드 스티어링 휠, 원터치 파워 윈도우 등의 기능이 기본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바겐 파사트
7세대 파사트는 유럽형과 미국형이 완전히 분리되면서, 독일차 특유의 만듦새를 느낄 수 있었던 이전과는 다소 달라진 이미지를 풍긴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미국형 파사트의 장점은 넉넉한 차체이다. 요란한 곡선이나 장식적 요소를 자제한 외관부터 구형보다 훨씬 크게 보이지만, 뒷좌석 다리 공간이 75mm나 넓어지는 등 실내 공간도 많이 확대됐다. 이전 세대는 전장4,765mm, 전폭 1,820mm, 전고 1,470mm였고, 이번에는 4,870mm, 1,835mm, 1,485mm이다. 휠베이스는 2,803mm로 94mm나 늘어났다. 트렁크 공간 역시 동급 최고 수준으로, 골프백 4개를 동시에 실을 수 있는 정도이다.
실내는 단순하고 기능적이지만, 시트만큼은 천연 가죽과 다이나미카(Dinamica)로 럭셔리한 감성을 더했다. 시동 버튼 및 스마트키, 2존 클리마트로닉, 선루프, 크루즈 컨트롤을 제공하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한국형 3D 내비게이션과 30GB 하드디스크 및 SD카드 슬롯, CD/DVD/ MP3플레이어, 블루투스 핸즈프리 및 오디오 스트리밍 등을 지원한다.
파사트는 독일 브랜드의 차답게, 경쟁 차량들이 갖추지 못한 디젤 엔진(2.0 TDI)과 5기통 엔진(2.5 가솔린)을 제공한다. 8월에 파사트 2.0 TDI가 먼저 출시됐고, 2.5 가솔린은 10월에 추가됐다. 140마력을 내는 2.0 TDI에는 6단 DSG변속기, 170마력인 2.5 가솔린에는 6단 팁트로닉 변속기가 조합된다. 폭스바겐 코리아에 따르면 2.5 가솔린의 5기통 엔진은 4기통 엔진에 비해 더욱 부드러운 가속 성능을 발휘할 뿐만 아니라, 스포츠카를 연상시키는 멋진 엔진 사운드를 갖췄다. 복합연비는 2.0 TDI의 경우 14.6km/L이고, 2.5 가솔린은 10.3km/L이다. 최고속도는 190km/h로 동일하고, 0-100km/h 가속시간은 9.1초와 9.2초로 비슷하다. 가격은 2.5 가솔린이 3,740만원, 2.0 TDI 3,990만원이니, 배기량이나 출력과는 반대인 셈이다. 신형 파사트의 판매대수는 지난 21일을 기점으로 2.0 TDI 디젤 모델이 1,023대, 2.5 가솔린 모델은 68대를 기록해 총 누적판매 1,091대를 달성했다.

현대 쏘나타
2009년 9월 첫 등장한 ‘YF’ 쏘나타는 올해 풀 모델 체인지 된 수입 중형차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오래된 느낌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올해 2월 차세대 중형 엔진인 누우 2.0 CVVL로 심장을 업그레이드 한 데 이어, 7월에는 ‘쏘나타 더 브릴리언트’라는 상품성 개선 모델을 선보이며 경쟁력을 이어가고 있다. 나온 지 3년이 넘었지만, 차체 크기 면에서도 딱히 뒤지지 않는 모습이다.
CVVL 엔진은 가속 페달을 밟음에 따라 슬로틀 밸브가 열리면서 공기 흡입량을 조절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흡기 밸브의 작동 높이를 엔진 회전 속도에 따라 제어함으로써 흡입 공기량을 최적화하는 고난도의 밸브 구동 기술을 적용해 이전보다 높아진 성능과 향상된 연비를 확보했다. (최고출력 172마력, 최대토크 20.5kg.m, 구 연비 기준 14.0km/L)
한편, 쏘나타 더 브릴리언트는 신규 디자인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LED 포지셔닝 램프 및 LED 리어램프 적용을 통해 한층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구현하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실내 역시 디자인을 개선한 콘솔 및 센터페시아를 적용해 편의성과 감성 만족도를 높였다. 8인치 터치스크린의 스마트 내비게이션, 블루링크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새롭게 추가했고,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플렉스 스티어, 통합 주행 모드를 적용해 운전 편의성과 주행 만족도를 극대화시켰다. 이외에도 급제동 경보 시스템, 전방 주차보조 시스템, 열선 스티어링 휠, 4방향 럼버써포트가 적용된 운전석 시트 등 다양한 편의사양을 갖췄다.
차량 가격은 자동변속기 포함 2,170만원부터 시작하지만, 옵션을 모두 더할 경우에는 3천만 원 초반까지 올라갈 수 있다. 물론 이 경우에는 수입 중형차들이 제공하지 못하는 고급 사양들을 두루 갖추게 된다. 기존 2.4 GDi 차량을 대체하는 성격인 2.0 터보 GDi 모델도 가격 차이는 크지 않다. 터보 GDi는 최고출력 271마력, 최대토크 37.2 kg.m를 발휘해 수입 중형차의 3.5 V6모델에 육박하는 성능을 제공한다. 연비는 (구 연비 기준) 12.8km/L이다.

기아 K7
2009년 11월 기아차 ‘K 시리즈’의 첫 주자로 탄생했던 K7은 3년 만에 ‘더 뉴 K7’으로 재탄생했다. K9 또는 아우디를 연상시키는 더 뉴 K7의 새로운 외관 디자인과 대형차급의 고급감을 구현한 실내 디자인, 고객 선호 사양의 기본적용을 통한 상품성 강화는 국산 준대형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는 물론, 수입차들의 공세로부터 안방 시장을 사수하기 위한 노력으로 비춰진다.
후측방 경보 시스템, 7인치 컬러 TFT-LCD 패널을 내장한 슈퍼비전 클러스터, 텔레매틱스 서비스 ‘UVO’ 시스템을 탑재한 8인치 대형 내비게이션, 어라운드뷰 모니터링 시스템,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주차 조향 보조 시스템,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 후방충격 저감 시스템 등 다양한 편의 및 안전 사양을 대거 적용했으며, 눈에 보이는 부분 뿐 아니라 차량의 소음과 진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설계를 최적화하고, 전자제어 서스펜션을 신규 적용해 우수한 조종 안전성과 견고한 승차감을 확보했다.
차체 크기는 전장 4,970mm, 전폭 1,850mm, 전고 1,475mm로, 중형차 중 큰 사이즈인 파사트와 비교해도 월등히 크다. 엔진은 2.4, 3.0 3.3리터로 나뉘며, 모두 고효율의 가솔린 직분사 기술을 채택하고 있다. 변속기는 6단 자동이고, 여기나온 다른 차들과 마찬가지로 앞바퀴 굴림이다.
최상위 트림인 3.3 노블레스(4,220만원)에 옵션을 추가하면 4,500만원을 상회하지만, K7의 주력은 2.4GDI. 특히 기본가격 3,160만원의 2.4 프레스티지 스페셜을 4천만 원대 수입차들의 경쟁 모델로 내세우고 있다. 주행모드 통합제어 시스템, 8인치 대형 내비게이션 및 후방카메라, 프리미엄 액튠 사운드 시스템, LED 주간주행등 등 기존 고급트림에만 적용되었던 고객 선호 사양을 전 트림에 기본 적용하였으나, 2.4 프레스티지 모델에서 일부 사양을 뺀 마이너스 옵션의 기본형 모델(2,935만원)을 마련해 문턱을 낮췄다.
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