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산업단지 클러스터의 날]한중일 비즈니스협력 포럼-주요 발표 내용

△한중 경제 무역 발전과 제조업의 산업협력(쑹즈융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경제합작연구소 아시아아프리카발전연구소 부주임)

한중 무역구조를 보면 한국과 중국의 경제는 분명한 상호보완성을 가지고 있으며 한국에서 다양하게 수출되는 많은 품목은 상당 부분 중국시장에 의존하고 있다. 2011년 들어 양국 간 무역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는 전기설비, 정밀측정기, 화학공업제품, 곡물, 석탄, 비금속 등이다. 특히 기계설비 및 정밀측정기 분야 비중이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중국은 우수한 투자환경과 거대한 투자시장이 존재하기 때문에 중국에 투자하려는 한국기업이 급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1992년 한국기업의 중국 투자액은 1억2000만달러에 그쳤으나 2011년에는 25억5000만달러로 커졌다. 2011년 말 한국이 중국에 투자한 분야 업체 수는 5만3547개, 실제 투자총액은 498억5000만달러에 달했다. 이미 한국은 중국의 7대 해외투자 상대국 중 하나가 됐다.

한국기업은 중국에서 오랫동안 노동집약적 산업과 기계전자 등 노동집약적 가공산업 등의 제조업에 투자를 집중했으나 최근 들어 정보, 전기기계, 화학공업 등 기술집약형과 자본집약형 기업에서 투자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 또 서비스업 투자도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국의 이 같은 직접 투자는 기술이전, 일자리 창출, 국가 세금과 개인 수입 증대, 수출 확대 등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반면에 중국기업의 한국 투자는 비교적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투자평균 금액도 낮고, 무역·항공·해운·금융·여행 등 무형의 서비스 영역에 제한되어 있다. 제조업 투자는 상당히 낮은 편이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한국 제조업 투자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데 특히 한국 주식시장, 공업단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2011년 말 중국이 한국에 실제로 투자한 금액은 총3억4000만달러 규모다.

한중 양국이 서로 다른 경제발전 단계 속에 있지만 경제구조의 상호보완성이 강하고, 양국이 이미 긴밀한 산업 분담 관계를 형성하고 있어 상호 경제의존도가 매우 높다. 양국 경제성장과 국내 수요가 확대됨에 따라 쌍방무역은 빠른 성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2010년 한중 무역액은 2000억달러를 돌파했으며 매우 우호적으로 발전했다. 작년 4월 김황식 국무총리는 중국 방문 시 한중 무역액이 2015년까지 3000억달러를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몇년간 한중 간의 무역동향을 보면 올해 1~9월 세계 경기침체의 영향을 받았지만 한중 무역액은 이미 1879억5000만달러를 돌파했다. 전년 동기 대비 3.3% 성장이지만 한중 무역액은 2015년 3000억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한중 양국은 중요한 부분을 서로 보완해주면 경제효과를 실현할 수 있고 생산력도 증대시킬 수 있다. 자원, 기술, 공업 기초 등 전체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중국시장의 거대한 잠재력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생산가공 원료로 중국에 투자하는 한국기업에 지대한 보상이 가능하다.

한중 양국은 특히 제조업 분야에서 다방면 연계협력이 이뤄질 수 있다. 특히 전자정보통신, 자동차, 철강, 조선업 등 분야에서 협력 및 상호보완이 가능할 것이다.

△중국 제조업의 노동문제(왕신메이 중국사회과학원 인구노동경제연구소)

중국 제조업의 노동 상황은 중국에 투자하는 한국기업에는 중요한 문제다. 노동수요와 공급 현황을 면밀하게 살피고 새로 시행된 중국 노동계약법의 내용과 실제 적용을 파악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중국의 노동시장 상황을 이해하지 못해 예기치 않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국민연금정책에서 나오는 인건비도 중요한 고려요인이다.

중국의 인구조사 기초통계를 바탕으로 후커우 지방의 수십년간 총인구와 도시화 비율 등을 파악해본 결과 지난 1953년 도시화 비율은 13%에 불과했으나 지난 2011년에는 51.3%에 달했다.

하지만 노동력이 적절하게 1차산업과 2차산업, 3차산업에 공급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노동시장의 수급문제에 관한 것이다. 만일 1차산업 부문에 노동력 전체의 15%만 공급된다면 중국은 아직도 많은 과잉노동이 존재하는 셈이다. 여기에 지방과 도시 간 소득격차도 극심해지고 있는 것도 매우 예민한 문제 중 하나다.

도시-지방 간 1인당 수입비율을 보면 지방이 1이라고 할 때 실제소득은 지난 1983년 1.5에서 지난해에는 2.5 수준으로 심해졌다. 이는 도시와 지방 간 소득 차이가 노동시장에 중대한 변수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현 중국 노동시장에는 크게 두 종류의 구직자들이 존재한다. 대학교 이상의 교육을 받은 사람과 고등학교 이하의 교육을 덜 받는 사람이 노동시장에 쏟아지고 있는데 전자의 일자리 비율(일자리/구직자)과 후자의 일자리 비율(활동적 일자리/활동적 구직자)은 다른 양상을 보인다.

활동적 일자리 비율은 보통 일자리 비율과 계절에 따른 변화가 별로 없다. 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이 상대적으로 교육을 덜 받은 사람보다 알맞은 직업을 구하는게 어렵다. 활동적 일자리 비율은 1에 가깝다고 하지만 교육을 덜 받은 사람의 고용상태가 좋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이 가운데 대부분 사람이 사회보장제도에 속하지 않는다.

지난 2008년 시행에 들어간 중국의 새로운 노동계약법의 영향으로 일부 드러난 고용주들의 반응이 주목된다. 공장 철폐, 이민, 해외 위탁 등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중국은 노동계약법 시행 후 모든 고용인을 공적인 연금시스템에 무조건 포함시켜야 한다. 국민연금정책에서 나오는 인건비를 보면 고용주가 20%, 고용인이 임금의 8%를 부담해야 한다. 중국기업에는 부담스러운 요인일 수밖에 없다.

△일본계 기업의 한국 투자동향(고바야시 타다시 한국스미토모상사 대표·서울재팬클럽 이사장)

2011년 이후 일본기업의 한국에 대한 직접투자 사례가 눈에 띄고 있다. 2000년대 중반 한국기업을 대상으로 생산 판매거점 투자가 활발해졌는데 특히 액정 관련 투자가 많았다. 최근에는 투자 분야가 분산되는 추이도 나타나는데, 소재 관련 투자가 두드러진다. 최근 이뤄진 대표적인 투자 사례를 보면 도레이(구미공단 탄소섬유 양산공장), 아사히 카세이케미컬(울산공장, 아크릴로니트릴 증설), 미쓰비시레이온(모노모폴리모 증설), 덴소(첨단부품 R&D센터 설립), 스미토모화학(유기EL 제조설비 투자), 알박(평택연구소 설립) 등을 꼽을 수 있다.

최근 일본계기업의 한국 진출은 몇 가지 차원에서 두드러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한국 인재를 적극 활용하는 일본계기업이 생기고 있다. 일례로 JATCO는 지난 1998년 서울시에 현지법인인 `JATCO코리아엔지니어링`을 설립해 한국 인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일본기업들은 일본보다 한국에서 우수한 인재를 얻기 쉽고 일본과의 근접성, 외자에 각종 우대제도 등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제3국에서 한일기업 간 협력사례도 많다. 스미토모상사는 한국전력과 아부다비발전소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미쓰이물산과 대우건설은 모로코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도 인도 벵갈루루 메트로차량 공급(미쓰비시상사·미쓰비시전기·현대로템), 인도네시아 LNG 제조(미쓰비시상사·한국가스공사), 브라질 철강석 생산(이토추·신일본제철·스미토모금속, 일신제강·포스코) 등이다. 자원 인프라 부문에서 한일기업이 연계한 투자안건 사업총액은 1조7500억엔에 달한다. 한국의 IT환경을 활용한 소프트웨어 조달 분야 투자도 증가하고 있는데, DeNA, 그리, KDDI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중국 진출의 전진기지로 한국을 활용하거나 한미 FTA,한·EU FTA 체제를 활용하려는 일본기업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일본의 산업집적 현황과 한일 공생방안(일본 나가오카대학 권오경 교수)

일본기업은 최근 급격한 엔고, 대기업의 해외 생산, 고령화에 따른 사업승계 곤란, 젊은층의 3D업종 회피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업집적지 현황을 보면 기계공업은 사업체 수가 급감하고 있다. 혼다기연, 스즈키, 야마하 등이 위치한 하이마쓰도 예외가 아니다.

일본 중소 규모 사업체 수는 1990년대 초 거품경제 붕괴 후 맹렬한 속도로 급감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제조업 대국인 일본은 엄청난 위기를 맞을 것이다. 반면에 대규모 기업 수는 회복되고 있다.

과거에는 대규모 사업체와 중소규모 사업체 수는 비례관계가 확인됐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 이 같은 트렌드는 괴리가 보인다. 즉 대규모 기업과 중소규모 업체는 더는 운명공동체가 아니며 한배에서 다른 배로 갈아타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된다.

업종별로 보면 2002년부터 2007년까지 6년간 제조업의 업종별 사업체 수는 업종별로 큰 격차를 보이고 있으며, 전 업종에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사업체 수 급감으로 분업에 빈자리가 생겨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그에 따라 대다수 중소기업에 요구되는 저가격과 짧은 납기를 맞추는 게 힘들어지고 있다. 새로운 거래처를 단거리에 있는 기업에서 찾기가 쉽지 않다. 창업 감소에 따른 제조업 전체의 신진대사 저하로 일본 제조업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다.

전반적으로 보면 일본의 산업집적지는 동아시아 국가의 국제 공공재로서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산업집적지 내 일본 중소기업의 감소는 산업집적이 일본보다 충실하지 못한 우리나라에 단기적으로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한국과 대만의 산업집적은 정책적인 지원하에 만들어졌지만 일본은 100년 전부터 지역 특유의 자원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일본 대기업들은 비용 상승을 회피하기 위해 한국기업을 포함한 외국기업과 거래를 활성화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공생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 종소기업들은 공생 차원에서 국내외 영업활동의 극대화, 짧은 납기 일수의 명시, 일본기업 입장에서의 비용 명시 등이 필요하다.

한국정부와 한국산업단지공단은 한국 산업집적 현황의 특징을 일본에 소개하고 한국과 일본기업 간 협력 성공사례 등을 소개해야 한다. 각종 전시회와 상담회도 적극 개최해야 한다.

정리=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