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의 중심인 한중일 3국 업계가 차세대 LCD 공정으로 각광받는 산화물(옥사이드) 박막트랜지스터(TFT) 기술 경쟁에 돌입했다.
산화물 TFT는 전자 이동도가 종전 비정질 실리콘(a-Si)에 비해 20~30배 정도 높지만 아직 안정성이 떨어져 시장 초기 단계다. 초고선명(UD) LCD나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를 양산할 수 있는 대안 기술이라는 점에서 경쟁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샤프가 산화물 TFT 양산 스타트를 끊은 가운데 중국이 가장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수립하고 있고 한국은 특허를 비롯한 원천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샤프는 지난 4월부터 일본 가메야마 2공장(8세대, 2200×2500㎜) 에서 IGZO(인듐·갈륨·아연·산소) 방식의 산화물 TFT 양산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장에서는 당초 스마트패드용 패널 일부만을 산화물 TFT로 생산했다. 하지만 샤프는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원판 기준 생산 능력 월 7만2000장에 달하는 이 생산라인을 모두 산화물 TFT로 전환할 계획이다.
대대적인 투자 계획을 수립한 곳은 중국 BOE다. BOE는 산화물 TFT에 기반을 둔 17인치 AM OLED 컬러 디스플레이 패널 개발에 성공하고 최근 이를 공개했다. 중국에서 산화물 TFT로 패널을 개발한 것은 처음이다. BOE는 지난 16일에는 선전에서 열린 하이테크페어에서 65인치 산화물 TFT LCD를 공개하기도 했다.
BOE는 허페이 6세대 라인 일부를 산화물 TFT 양산 공정으로 전환키로 하고, 지난 상반기 설비를 발주한 바 있다. BOE는 이 라인을 내년 초 가동할 예정이다. 이어 허페이에 설립할 8세대 신규 공장 B5는 초도 라인부터 산화물 TFT 생산라인을 적용할 계획이다. B5는 이르면 연내 발주가 예상되며, 투입 원판 기준 월 3만장에 달하는 산화물 TFT LCD 생산라인을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또 내년 말부터 가동한뒤 세차례에 걸쳐 증설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국내 패널 기업들은 특허 등 원천 기술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특허청은 산화물 TFT 기술 관련 특허 출원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03년 이후 출원 건수는 내국인 출원이 68%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양산 투자 계획은 아직 수립하지 못한 상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패드용 LCD 패널을 주로 생산하는 천안 5라인(L5)을 산화물 TFT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LG디스플레이는 AM OLED TV에 산화물 TFT 적용을 시작으로 향후 UD 등의 고해상도 LCD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투자 일정은 확정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라인 투자 비용이 저온폴리실리콘(LTPS)에 비해 적게 들고 전자이동도는 비정질 실리콘보다 월등해 옥사이드 TFT의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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