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과학기술 우수 인재의 해외 유출이 지속되고 있다. R&D 투자 확대 등으로 연구 여건은 좋아졌지만 박사급 핵심 과학기술 인력의 두뇌 유출은 멈추지 않고 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내놓은 `핵심 과학기술인력 국내외 유출입 특성 및 요인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두뇌유출 지수는 2001년 4.11(39위)에서 2007년 5.89(19위), 2010년 3.69(42위)로 불안정하다. 해외 이공계 박사 가운데 국내로 복귀하고자하는 비중은 4명 중 1명꼴에 불과해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국내 두뇌 유입 증가세
국내 대학으로 진학하는 외국인 유학생 수는 지난 2004년 1만1121명에서 지난해 6만3653명으로 증가 추세다. 학부생은 2004년 6641명에서 2011년 4만4641명으로 6.7배(연평균 26.9%)가량 증가했다. 대학원생은 2004년 4480명에서 2011년 1만9012명으로 4.2배(연평균 19.8%) 상승했다. 국적별로 대학으로 진학하는 외국인 유학생은 중국, 몽골, 일본, 대만 순으로 가까운 아시아 국가 비중이 높았다. 최근 캐나다와 몽골로부터 유학생 유입이 두드러지며 캐나다는 2008년에 비해 2.3배, 몽골은 2.1배 증가했다. 이학, 공학, 의학 등 이공계 분야에서는 러시아와 일본에서의 유입 증가율이 높았다.
대학원으로 진학하는 외국인 유학생은 중국, 몽골, 베트남, 미국 등의 순으로 많았다. 이공계 분야는 일본, 미국 등 선진국에서의 유입 증가가 높게 나타났다. 국내 전체 박사과정생 중 외국 유학생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8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추세나 주요 선진국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다.
◇두뇌유출 더 많아
외국 대학과 대학원으로 진학하는 국내 유학생 수는 2003년 9만8331명에서 2009년 14만4580명으로 47.0% 증가했다. 학부생은 2003년 6만2191명에서 2009년 10만7112명으로 72.2% 상승했다. 대학원생도 2003년 3만6140명에서 2009년 3만7468명으로 3.7% 상승했다.
국외 과학기술분야 대학원생의 국내 유출입 현황을 분석한 결과 국내에 복귀하겠다는 의사는 28.6%에 불과했다. 반면에 해외 잔류의사는 62.4%로 나타났다. 국내 복귀 현황으로 국내 진학을 희망하는 비율이 0.8%, 국내 취업을 희망하는 비율이 27.8%로 조사됐다.
해외 잔류를 희망하는 사람 가운데 해외 진학 희망비율이 3.8%, 해외 취업을 희망하는 비율이 58.6%로 나타났다. 현 학위 과정을 이수한 후 전반적으로 진학보다는 취업을 하기 위해 해외로 나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 학위과정 이수 후 취업 희망자들은 전반적으로 모든 항목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특히 능력발휘 기회제공 가능성(4.53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국외 소재 한인 재직자의 국내 유출입 현황을 분석한 결과, 국내 복귀 42.6%, 해외잔류 49.8%로 국내 유출입 현황이 거의 유사한 비율로 나타났다. 해외 잔류 현황으로 해외 진학을 희망하는 비율이 3.3%, 해외취업을 희망하는 비율이 46.4%로, 대부분 취업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 희망자들은 전반적으로 노동환경 항목별 중요도에 대해 모두 중요하게 생각했다. 특히 능력발휘 기회제공 가능성(4.57점)과 고용 안정성(4.56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 같은 현상은 IMD가 발표한 두뇌유출지수에서도 나타난다. 두뇌유출지수는 2001년 4.11(39위)에서 2007년 5.89(19위), 2010년 3.69(42위)로 불안정한 상태다. 두뇌유출지수는 0~10 사이의 값을 가지며, 0에 가까울수록 〃두뇌 유출이 국가 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침〃을 의미한다.
◇맞춤형 유치전략 필요
국내로 유입되는 외국인 유학생이 급증하나 여전히 유출입 지수는 불균형 상태다. 해외 잔류 요인으로 국외 유학생, 재직자 모두 국내의 노동시장 여건이 희망하는 잔류국가에 비해 크게 열위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김진용 KISTEP 박사는 “국외 유학생과 재직자의 유치 전략은 국내의 노동시장 여건과 국가 경쟁력 제고의 측면을 동시에 고려해 구사할 필요가 있다”며 “국외 핵심과학기술인력의 확보 전략의 기본방향은 핵심인력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유치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학기술 분야 전반적으로 국외 유학생과 재직자의 국내 희망직장 유형은 주로 대학, 정부출연 연구기관, 대기업에 집중되나 산업별 희망직장유형을 고려해 차별화된 지원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동시에 국외 핵심과학기술인재 유치·확보를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해 맞춤형 유치 전략을 실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밖에 공정한 성과평가에 기반한 실질적인 보상체계 개선과 연구 자율성과 독립성이 담보된 연구 지원 등 연구여건 개선에 방점을 둬야 한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