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걸린 동남권 IT융합엔진]산업 고도화로 제조업 2.0 시대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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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산업 수도 동남권에 IT융합 물결이 거세게 일고 있다. 해운·항만·물류를 시작으로 조선과 조선기자재, 자동차, 기계부품, 화학·소재까지 전 업종에 IT를 접목한 첨단 고부가가치 산업화가 큰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시동걸린 동남권 IT융합엔진]산업 고도화로 제조업 2.0 시대 연다

동남권 제조업은 IT융합으로 고도화의 길에 들어섰다. 사진은 지역 화학업체의 R&D 장면
동남권 제조업은 IT융합으로 고도화의 길에 들어섰다. 사진은 지역 화학업체의 R&D 장면

초기 정부와 기관 주도 IT융합 및 산업·기술 간 융합 시도는 대기업이 본격 가세하면서 협력사인 중소기업을 이끌어 가는 추세다. 동남권 지자체와 기업지원기관, 연구기관의 다양한 연계 활동과 지역 기업의 인식 확대로 융합을 활용한 산업 고도화 흐름이 저변으로 확산되고 있다. 크게 네 분야를 꼽을 수 있다.

◇조선·해양플랜트

동남권 IT융합 대표 주자는 조선과 해양플랜트다. 조선IT는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와 조선 현장의 디지털화로 요약된다.

현대중공업이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주도적으로 정부 출연연과 손잡고 스마트십, 디지털십야드로 대표되는 선박과 선박 건조현장 대상 IT융합 프로젝트를 실천에 옮겼다. 최근 울산 현장에 VDI(데스크톱 가상화)도 전면 도입했다. 특히 조선IT융합 프로젝트를 기획·추진하는 전담팀을 상설 운영해 IT융합을 일상화해 나가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무선인터넷 환경을 갖춘 `스마트조선소`를 구축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스마트폰으로 품질관리, 자재관리, 물품관리가 가능한 모바일 앱을 개발 적용해 자체 스마트조선소 프로젝트를 고도화해 나가고 있다.

지난 4월 현대중공업 내에 민관 협력으로 조선IT융합혁신센터가 설치됐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한국선급, 한국조선협회, 울산중기센터, 울산·경남테크노파크 등이 참여해 만들었다. 센터는 대기업이 기획하고 중소기업이 해당 제품과 기술을 개발하는 조선IT융합 생태계 조성의 선봉 역할을 담당한다.

해양플랜트 산업 육성을 위한 동남권 `해양플랜트+IT` 융합에도 시동이 걸렸다. 해양플랜트는 부산과 울산, 경남이 공통적으로 육성·발전시켜 나가려는 신성장 분야다.

올해 초 정부는 제2단계 IT융합 확산전략의 하나로 해양플랜트 IT융합산업 육성계획을 내놨다. 지난달에는 서부산권 일대 14.1㎢가 국내 네 번째 해양플랜트 특화 연구개발특구로 지정됐다.

부산 등 동남권은 국내 IT 분야 원천기술과 해양플랜트 부품·설계 분야를 접목해 기존 플랜트 건조 능력을 넘어 플랜트 소재부품과 설계 경쟁력까지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항만·물류

항만·물류IT 육성은 동남권은 물론이고 우리나라 제조업과 서비스업 발전의 토대로 작용한다.

최근 항만·물류 산업은 화물을 신속·정확하고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는 자동화 운영 및 관리시스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토탈소프트뱅크와 불스브로드밴드, 아티스 등 동남권 중견·중소기업은 정부 지원과제, 산학협력을 앞세워 IT를 접목한 자동화 기술과 제품을 잇달아 개발, 선보이고 있다. 세계 최초 자동선박 양·적하 시스템, 지능형 터미널 운영 솔루션, 스마트 클라이언트 시스템, RFID 미들웨어, 물류 현장용 무인자율주행 이송장비 등이다.

마린소프트 등 IT·SW 기업은 해양플랜트용SW와 레저용 선박SW 등 새로운 시장으로 눈을 돌려 스마트기기를 접목한 틈새 융합SW 개발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항만·물류 융합IT의 발전은 국내 물류산업을 무인화·자동화 단계로 이끌 전망이다. IT를 활용해 다양한 물류 현장 정보를 실시간 수집하고 관리하는 동남권 중심 물류 통합 서비스 시장도 주목받고 있다.

◇자동차·기계부품·소재

자동차·기계부품·소재는 IT융합으로 글로벌 신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분야다.

코밸은 최근 초고압 컨트롤 밸브를 국산화해 기계부품 시장에서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컨트롤 밸브는 산업 현장에서 시설과 장비 내 파이프로 이동 또는 운송하는 각종 유체의 양을 목적에 맞게 자동 조절하는 플랜트 핵심 부품이다.

한일이화는 완성차 업체와 함께 자동차 중량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내부의장시스템 경량화로 국내 그린카 시대를 선도하고 있다. 한일이화는 IT를 접목해 조립공정 및 부품 수를 축소시켜 30% 이상 차량 경량화를 달성할 계획이다.

울산 현대자동차 현장에 구축된 IT기반 첨단 에너지 관리 시스템은 국내 처음으로 민관 협력 아래 나온 이산화탄소 배출 관리 솔루션이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과 3개 부품협력사에 적용해 에너지 사용과 이산화탄소(CO₂) 배출 관리에 활용 중이다.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 전반의 국제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견기업

IT융합을 이용한 중견기업의 발 빠른 변신도 주목된다.

대양전기공업은 기존 선박 조명기기 전문에서 전기전자, LED, 기상, 로봇 분야까지 아우른 첨단 IT융·복합 기업으로 변신했다. 대양전기공업의 LED조명 제품은 선박은 물론이고 철도차량 등 육상LED 분야와 최근 해양플랜트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삼영이엔씨는 IT기반 어망전자부이를 개발해 어업용 히트상품을 만들었고 최근에는 AIS(선박자동식별시스템) 방식의 실시간 선원구조시스템을 개발, 수산업계를 놀라게 했다.

냉장고 등 가전용 전자제어기판 전문기업 일산전자는 새로 가전용 LED조명을 출시, 100억원의 추가 매출을 올렸다.

조성우 현대중공업 상무는 “IT융합으로 대기업은 물론이고 지역 중소 중견기업의 경쟁력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며 “지역 산업에 IT융합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표-동남권 산업 구조 및 인프라 현황

*2011년 기준, 동남광역선도산업지원단 자료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