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과 꿈·열망 사이에서 균형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존 라거링 구글 글로벌파트너십 이사가 꼽은 스타트업 성공 핵심 요소다. 팀·기술·자본 등 막연한 대답을 하던 기존 스타트업 전문가와는 다른 답변이다.
설명은 명확했다. “스타트업은 실패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가져선 안 됩니다. 대기업이 우리 사업을 모방해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는 생각도 안 됩니다. 대기업은 스타트업만큼 민첩하고 열정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비즈니스가 구체화할수록 `걱정` `두려움` 등이 늘어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성공 확신과 열정이 식거나 꺾여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라거링 이사는 이어서 “스타트업은 성장 과정에서 인수 제안을 받는다”며 “비즈니스를 가장 명확히 아는 것은 창업자 본인인 만큼 흔들리지 않고 계획대로 사업을 진행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수합병(M&A)이 활발한 실리콘밸리에서 경험이 부족한 스타트업 기업가의 판단 중요성을 강조했다. 스타트업 창업자가 명심할 할 한 가지를 요청하자, `신뢰 할 수 있는 멤버 확보`를 들었다. 라거링 이사는 “스타트업은 시작할 때부터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 일을 해야 한다”며 “좋은 멤버와 일하는 것이 스타트업의 빠른 성공과 연관이 크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은 한두 명이 팀을 이끈다. 팀원 수가 많지 않은 만큼 자칫 팀원 간 신뢰가 무너지면 좋은 결과물을 낳지 못한다. 이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전문가 공통된 견해다. 각자의 개성과 능력이 뛰어나다 보니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펼치고 그 과정에서 팀이 해체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한국 스타트업 경쟁력에 높은 기대감을 보였다. 내수 시장이 크지 않은 게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흥미진진한 것은 시장 규모가 글로벌과 비교해 아주 작다는 점입니다. 인구 5000만명은 이웃 중국 심지어 일본과 비교해도 적습니다. 그러다보니 한국 스타트업은 글로벌 시장 개척의 열정이 넘쳐납니다.”
라거링 이사는 이어 “스타트업이 탄생할수록 이런 인식은 더욱 확산할 것”이라며 “그러다보면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업체도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라거링 이사는 지난 6월 개최된 전자신문이 후원하고 지식경제부·KOTRA·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개최한 `나는 글로벌 벤처다 콘테스트` 심사위원장을 맡았었다. 당시 라거링 이사는 콘테스트 직후 “한국 스타트업은 글로벌 시장에 뛰어들어야 한다”며 “이들에게서 그런 모습을 보았다”고 평했다. 라거링 이사는 “한국 스타트업 창업자 상당수가 해외에 거주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들은 한국과 글로벌 시장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존 라거링 이사는
2009년 구글에 인수된 모바일광고플랫폼 애드몹 창립 멤버다. 애드몹에서는 한국·일본 부문 부사장과 총관리자로 활동했다. 당시 비즈니스 전략과 운영계획을 수립했고 사업 확장을 이끌었다. 구글에 인수된 후에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모바일 제품과 사업 개발을 담당했다. 한국·일본 통신사 및 제조업체와 파트너십을 이끌어내는 역할도 했다. 일본에서는 구글 모바일 광고·네트워크 회사를 세웠다. 현재는 구글 넥서스 프로그램 총괄 책임자며 안드로이드 부문 글로벌 관계사 관리 역할을 한다. 애드몹 합류 이전에는 NTT도코모에서 일했다. 지역영업과 휴대폰 서비스 마케팅 책임자로 활동했으며 모바일지갑 사업을 이끌었다. 컨설팅, 인터넷 마케팅, 모바일 서비스 관련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스톡홀름 경제대학교에서 경제·마케팅과 국제경영 석사학위를 받았다. 일본 도쿄대 경제학부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