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인치의 5세대 아이패드(가칭)가 내년 3~4월께 선보일 전망이다. 4세대 아이패드부터 깨지기 시작한 신제품 발표주기 1년 공식이 완전히 허물어진 것으로 관측된다. 서둘러 신제품을 출시하려는 이유는 발빠른 시장 대응과 부품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인 것으로 파악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디스플레이 패널업체를 비롯한 부품 협력사들과 내년 3월 출시를 목표로 5세대 아이패드 중요 스펙을 확정하고, 개발 중이다.
외관상으로는 디스플레이 크기가 기존 아이패드와 같은 9.7인치로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해상도도 기존 레티나 디스플레이(2048×1536화소) 수준과 동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는 상당한 변화가 감지됐다. 우선 뉴아이패드와 4세대 아이패드의 가장 큰 문제였던 레티나 디스플레이 원가를 낮추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적용될 예정이다. 뉴아이패드부터 적용한 레티나 디스플레이 가격은 기존 아이패드용 디스플레이의 두 배에 이르는 90달러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아이패드2에 들어갔던 LCD 패널은 같은 크기에 가격이 50달러 안팎이었다.
5세대 아이패드는 우선 패널의 구동칩(드라이버IC) 위치 설계를 바꾼다. 가로와 세로의 구동칩 위치를 바꿔 더욱 저렴한 드라이버IC 비중을 늘리는 방식이다. 세로 방향으로 일렬 장착한 게이트 드라이버IC의 위치를 가로 방향으로 바꾸면서 개수를 늘리고, 가로에 있던 소스 드라이버IC는 세로로 옮기면서 개수를 줄일 예정이다. 게이트 드라이버IC는 스위칭을 전담하고 실제 신호의 구동은 소스 드라이버IC가 담당한다. 이 때문에 게이트 드라이버IC의 가격이 소스 드라이버IC보다 더 저렴하다. 위치 변경이 가능해지면 원가도 낮아지는 이점이 있다.
이에 따라 5세대 아이패드의 베젤(테두리) 두께가 달라질 가능성도 점쳐졌다. 베젤 부근에 구동칩이 있기 때문이다. 두께를 줄이기 위한 노력도 진행 중이다. 5세대 아이패드 패널 두께를 종전보다 20% 정도 줄여 패널에 사용되는 소재의 원가도 떨어뜨린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패널 가격 상승이 수익성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1년 만에 신제품을 발표해 온 관례를 깨고 원가를 최대한 낮춰 서둘러 내놓으려는 것”이라며 “겉으로 보이는 스펙은 비슷해 보이나 내부 구조는 상당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는 애플이 내년에 아이패드와 아이패드 미니를 포함해 1억대에 달하는 스마트패드를 공급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중 7000만대가량이 아이패드 물량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윤건일 기자 benyun@etnews.com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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