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을 위로한다는 말은 많지만 정작 청춘을 이해하는 사람은 없다. 싱어송라이터 이지형이 자신의 청춘을 솔직하게 돌아보는 음악을 내놨다. 그는 청춘과 같은 눈높이로 동시대 젊음을 향해 따뜻한 격려의 메시지를 보낸다.
![이지형 3집 `청춘마끼아또`](https://img.etnews.com/photonews/1211/359807_20121127105401_517_0001.jpg)
이지형이 4년 만에 내놓는 정규 앨범 `청춘마끼아또`는 얼룩덜룩한 청춘의 상처를 어루만진다. `마끼아또`는 이탈리아어로 `얼룩` `점찍다`를 의미한다. 20대의 고통과 방황을 지나온 이지형은 자신의 추억을 고스란히 꺼내놓았다. 타이틀곡 `청춘마끼아또`를 비롯해 스물 두 개의 트랙은 마치 이십대의 일기장을 풀어놓은 듯하다. 디지털 싱글 음반과 미니 앨범의 증가로 이제는 찾아보기조차 어려운 2CD로 만들었다.
처음 연인의 손을 잡고 밤을 보낸 날의 설렘, 꿈도 없고 미래도 알 수 없는 스무 살의 답답한 작은 방, 무엇이든 이룰 수 있을 것 같았던 뜨거웠던 질주의 순간을 때로는 조용하게 때로 격렬하게 담아냈다. 이지형의 담담한 목소리는 앞서 나가지 않고 기타 반주와 어우러진다.
홍대 인디 열풍을 이끌었던 위퍼 이후 이지형은 1집 `라디오 데이즈` 2집 `스펙트럼` 소품집 `커피&티`와 `봄의 기적`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은 음악세계를 보여줬다. 그는 청춘마끼아또로 비로소 성장을 이야기한다.
기타 하나 만으로 행복했던 소년은 돌이키면 아픈 성장의 순간을 지나쳐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힘을 얻었다. 인생은 어느 날 갑자기 허물을 벗듯 이뤄지는 변신이 아니라 느리게 관통하는 순간의 모음이다. 사람은 저마다 청춘의 순간이 있다고 이지형은 노래한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